[프리뷰] 머털도사2

  • 입력 2001년 2월 27일 23시 57분


머털이는 도사라고 불리긴 너무 어려~투덜
머털이는 도사라고 불리긴 너무 어려~투덜
짚신도 멋진 게임이 될 수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적인 소재를 내세운 게임들이 유행처럼 출시되고 있지만,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은 보기 드물다. 아마도 외국에서 정립된 게임 틀 안에 무작정 우리 것을 담으려 한데서 오는 어색함이 그 원인일 것이다. 양복을 입고 짚신을 신은 사람이 어색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머털도사 2」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역시 어정쩡한 모습으로 탄생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머털도사 2」는 한국적인 소재를 강조하던 기존의 게임들에서 느끼지 못한 신선함이 느껴지는 게임이다. 먼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범위 내에서 우리 식의 소재를 잘 변형시킨 그래픽이 눈에 쏙 들어온다. 캐릭터의 행동과 대사가 신세대 게이머의 입맛에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한 개발사의 센스가 돋보인다. 자칫 구닥다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의 입맛에 맞도록 빚어낸 모습이 갓 구워낸 고소한 빵 냄새를 맡는 듯하다.

한층 발전된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에 신경을 썼다는 제작사의 말처럼, 「머털도사 2」의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간결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마우스 하나로 맵 이동은 물론, 모든 조작을 해결할 수 있는 점이나, 한 화면에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것은 모두가 게이머에게 한 발 다가서기 위한 제작사의 피와 땀의 결실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많은 부분에서 인터페이스의 변화가 불가피해졌지만, 전작에 비해 복잡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통일한 인터페이스가 정돈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전작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그래픽이다. 전작의 그래픽은 같은 시기에 출시한 게임에 비해 썩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었다.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 탄생한 작품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게임 전체의 그래픽에 통일성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머털도사 2」의 그래픽은 너무 깔끔하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의 부드러운 컬러를 강조하여 안정된 느낌을 준다. 그래픽에 유난히 까탈스러운 게이머들도 「머털도사 2」의 그래픽에는 불만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독자적 개념의 전투 시스템

롤플레잉은 전투의 재미에 따라 게임의 평가가 양극을 달린다. 아무리 스토리와 그래픽이 훌륭한 게임이라 하더라도, 전투의 재미가 떨어지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더 이상 게임을 진행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된다. 전투는 롤플레잉의 게임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다. 머털도사는 타임 턴(Time Turn, 이하 TT) 개념을 기본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긴박한 전투 장면을 재현해냈다. TT 방식은 머털도사 특유의 전투 시스템으로,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는 턴 방식과 리얼타임 방식의 장점만을 혼합한 방식이다. 물론 두 방식의 중간 형태의 전투는 액티브 배틀 시스템(Active Battle System) 등의 다른 이름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머털도사 2」의 TT 시스템은 여기에 덧붙여 피로 턴(Fatigue Turn, 이하 FT)이라는 독자적인 개념을 혼합하여 기습 공격이라는 새로운 공격법을 탄생시켰다. 게이머가 필드를 돌아다니다가 적과 만나면 전투로 들어가는데, 두 캐릭터가 별다른 행동 없이 접촉만 했다면 평상적인 상태의 전투 화면이 나온다. 하지만 먼저 상대방을 발견한 캐릭터가 기습을 시도할 경우, 평소와는 달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전투에 들어가게 된다. 「머털도사 2」에서 전투를 담당하는 파티는 3명의 캐릭터로 구성되는데, 캐릭터의 위치 배정을 통해 효과적인 진형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기습은 이 진형을 반대의 상황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선공의 기회도 제공한다.

타임 턴과 피로 턴의 밸런스

TT 방식의 전투는 캐릭터의 능력에 비례하여 차별화된 공격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의 위력에 따른 발동 시간의 설정으로 리얼타임에 가까운 상황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좀더 강력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역습을 피하기 위한 높은 레벨의 기술 활용도가 줄어든다는 단점이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사에서 추가한 개념이 바로 FT 방식이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기술은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은 다시 TT와 FT로 나뉜다. 기술의 발동 시간에 해당하는 TT의 소모량을 줄여주는 대신 FT를 늘려줌으로써 게이머가 부담 없이 강력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술 사용 후 경직 시간을 두어 전투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게이머에 대한 배려와 게임의 완성도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훌륭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게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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