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제성장률 보면 부동산값이 보인다"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35분


경제성장률을 보면 부동산값을 알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들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집값은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 지표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경제성장률만 잘 살펴도 집값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97년 이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경제성장률은 88년 12.4%에서 89년 6.7%로 하락했지만 집값은 13.2%에서 14.6% 상승으로 반대로 움직였다. 또 91∼95년 경제성장률이 5.0∼9.1% 수준을 유지했지만 집값은 5년 연속 하락했다.

이처럼 집값이 따로 논 것은 수도권 신도시 건설, 가수요 증가 등 주택시장 내부적인 요소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화는 실업률이 높아지고 실물경기가 침체하면 집값은 하락세로 이어진다는 것.

따라서 실물경기를 잘 반영하는 지표로 꼽히는 자동차 판매량, 가전제품 판매량 등의 움직임도 눈여겨봐야 한다.

주식시장도 관찰 대상. 부동산시장과 동조화(同調化)하면서 집값 예측의 중요한 지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연세대 서승환 교수와 삼성경제연구원 박재룡 연구위원 등은 98년 이후 발표한 연구논문들을 통해 “증시가 활기를 띠면 9개월∼1년 후 부동산값이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97년 이후 증시와 부동산시장은 시차 없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올해도 증시 침체가 지속된다면 집값은 오르기 어렵다는 예측이 가능한 것도 이런 근거다. 계절도 집값 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

다만 외환위기 이전에는 2∼4월과 8∼10월에 이사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상승한 반면 최근에는 1월 중순∼3월, 8월 중순∼9월에 집값이 강세를 보인다는 게 차이점이다.

자녀들이 개학하기 전 이사를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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