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소·코스닥 비중축소하라"현대증권

  • 입력 2001년 1월 30일 14시 23분


현대증권은 30일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대해 모두 비중축소(Underweight)의견을 밝혔다.

현재의 '유동성 장세'에 깊이 관여하지 말라는 얘기다. 이전부터 보유중인 주식은 상승을 틈타 비중을 축소하라는 의미다.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와 금리인하기대감, 경기부양책으로 일시적인 주가상승은 기대할 수 있지만 자체 모순에 의해 현재의 '유동성 장세'는 조만간 붕괴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물론 당장 주가상승 분위기가 붕괴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비록 일시적이나마 주주가치를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로 한계기업들이 회생할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에 주식가치는 증대한다. 즉 부채를 제외한 잔여재산에 대한 청구권인 주식의 시간가치가 증대해서 주가상승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상승분위기가 최대 8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정태욱 현대증권 이사는 이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한다.

무엇보다 포항제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을 제외한 대다수 중견업체들의 장기채 상환능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장기투자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만기를 연장해 주더라도 한계기업이 우량기업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수조원대에 달하는 부채규모를 줄이기 위해선 자산매각이나 외자유치 등이 필요한데 현재 이같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이 드물다.

미국의 금리인하에도 한국경제의 경기회복속도는 지연될 것이다. 특히 금융시스템의 마비로 자금의 효율적 배분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금리인하만으로 한국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정 이사는 또한 한국경제의 당면 문제는 유동성의 만기불일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비효율적인 산업구조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유동성 지원정책으로 해결될 성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금리인하도 단기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유동성 버블'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금융비용을 줄여 주식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계기업의 생존을 연장시켜 사회적 부의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같은 판단아래 현재의 상승추세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국내현실을 감안할 때 지속되기 어려워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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