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중구는 開化史 산 박물관

  • 입력 2001년 1월 30일 01시 18분


인천 중구 중앙동, 신포동, 답동 일대가 국내 최대 규모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 건축물 밀집지역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중구청 일대에는 우리나라가 서구 열강의 강압에 못이겨 처음 개항한 1883년부터 일본에 합방된 1910년에 이르는 개화기시대의 건물 50여채가 남아있다.

이중 답동성당 등 7채의 건물은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들 근대건축물들은 인천이 선진문물 수용창구였음을 상징하는 건물들인데다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고 건립당시의 도시개발, 건축양식 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 교육장소 겸 관광명소로 유지 보존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들중 현존하는 인천 근대건축물 ‘트로이카’로 불리는 건물은 답동성당, 일본58은행 인천지점(현 중구요식업조합), 구 제물포구락부(현 인천문화원) 등 3개.

답동성당은 사적 제287호로 1897년 7월 제3대 서요셉신부때 고딕양식의 단층벽돌구조로 지어졌다가 후에 로마네스크양식으로 개축됐다. 우아한 자태로 신자들뿐 아니라 시민들로부터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58은행 인천지점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건물이지만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다. 1892∼1984년 일본에서 가져온 벽돌로 지어진것으로 추정된다. 프렌치르네상스 양식의 2층 건물로 2층 외부에는 목조발코니가 있으며 지붕에는 비늘 모양의 동판을 올린게 특징.

구 제물포구락부 건물은 1901년 6월 인천에 거주하던 미국, 독일, 러시아, 일본인들의 사교장으로 지어졌다. 벽돌 2층 건물로 외부형태는 단순하지만 지붕은 상당히 복잡한 양식으로 건립됐다. 아래층(32평)이 2층(85평)보다 좁아 2층 진입은 건물 옆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이들 건물이외에 대표적인 근대건축물로는 자유공원의 홍예문, 일본식 사찰인 해왕사 시왕전, 일본인 정미업자가 살던 가정집(현 시립도서관 구관 건물), 민족은행인 대한천일은행(상업은행 전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근대건축물은 재개발의 명분아래 하나 둘 사라지거나 훼손되고 있어 시민과 학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일제가 국내 쌀을 반출하기 위해 건립한 유서깊은 신흥동 쌀창고는 모 할인매장 부지로 팔려 송두리째 사라졌으며 일본인 정미업자가 살던 가정집도 훼손이 심해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근대건축물 중 일부를 개항자료실로 활용하고 근대건물 밀집지역을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대비한 관광코스로 개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 김용하연구위원(47)은 “그동안 근대건축물들을 개발의 방해물, 또는 어두운 과거의 흔적으로 여겨 무조건 헐어 없앤 것이 사실”이라며 “체계적인 관리 보존 대책과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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