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설날 모래판 염원준 천하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48분


김영현 이태현 신봉민 김경수 …. 내로라하는 모래판의 거봉 들이 저마다 새 각오로 새해 첫 대회를 맞았지만 우승은 마음 먹은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 사이를 헤집고 2001년 처음으로 '황소 트로피' 를 가져간 주인공은 왕눈이 염원준(LG투자증권).

염원준은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설날장사 씨름대회 결승에서 봉팔이 신봉민(현대중공업)을 3-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신봉민은 염원준의 천적. 지난해 설날 장사 대회 결승에서 0-3으로 이긴 것을 비롯, 지난해 7차례 맞붙어 6차례를 신봉민이 승리했었다. 하지만, 이날 결승전 만큼은 두 선수의 사정이 뒤바뀌었다.

염원준은 신봉민에게 들배지기로 먼저 한 판을 내줬지만 이후 내리 세 판을 따내 지난해 음성대회 이후 생애 두 번째로 꽃가마를 탔다. 두 번째 판을 빗장걸이로 따낸 염원준은 세번째 판에서도 발목걸이에 이은 밀어치기를 성공시켜 판세를 뒤집었다.

모처럼 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여명의 관중들에게 화려한 발 기술로 씨름의 진수 를 선물한 염원준은 이어진 네번째 판에서 뿌려치기로 신봉민을 쓰러뜨려 기어이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8강에서 아마 돌풍의 주인공 최홍만(동아대)를 2-0으로 누른 염원준은 준결승에서 김경수(LG)에게 기권승을 거둬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이태현(현대)과의 8강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경수가 시합 도중 왼쪽 손목 부상을 당해 더 이상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던 것.

반면, 신봉민은 8강에서 골리앗 김영현(LG)을 누른 뒤 4강에서 김정필(현대)과 맞붙어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한편, 당초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영현과 이태현은 초반 탈락으로 4품(5위)결정전에서 마주친 결과 이태현이 승리했다.

▽설날장사순위=①염원준(LG) ②신봉민(현대) ③김정필(현대) ④김경수(LG) ⑤이태현(현대) ⑥김영현(LG) ⑦이규연(LG) ⑧최홍만(동아대)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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