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외국인 순매수자금,"헷징은 시기상조"

  • 입력 2001년 1월 15일 14시 12분


외국인들은 언제쯤 순매수한 주식을 헷징(Hedging)할 것인가.

불과 15일만에 2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제기되는 질문이다. 아무리 저가에 매수했다지만 6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주가하락의 위험에 점차 노출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헷징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들의 차익매도에 나서기에는 상승폭이 적다는 얘기다.

좀더 시세를 낸뒤 헷징에 나설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이나 주가지수옵션(이하 지수옵션)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아직 공격적인 매도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송기주 동원증권 주식옵션팀 대리는 주장한다.

송 대리는 "아직 외국인들이 현물을 사는 금액에 비례해서 지수선물이나 합성옵션(콜옵션매도+풋옵션매수)을 매도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현물을 매도하기엔 시세차익이 적다고 보는 것같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박광규 동부증권 선물옵션팀 대리도 올해들어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이 헤징에 나서기엔 다소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박대리는 "적어도 650포인트는 가야 현물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면서 동시에 시장하락에 대비한 지수선물매도나 합성옵션매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은 현물의 80%정도를 지수선물매도나 합성옵션(콜옵션매도+풋옵션매수)로 헷징한다"며 "올해들어 신규매수한 현물을 헷징하려면 지수선물은 3만계약, 합성옵션은 2만계약이상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시 50분현재 지수선물 3월물을 4300계약 가량 순매도하고 있다. 누적 물량을 보더라도 외국인들은 1월들어 거래되는 4개월물 모두 합해 2400계약을 순매수중이다. 헤징에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콜옵션매도 물량은 2만4000계약, 풋옵션매수 계약은 2만 4000계약에 불과하다.

이들과 달리 올해 신규매수한 외국인들은 아예 파생상품으로 현물을 헷징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MSCI지수에서 한국증시의 비중이 확대된 만큼 한국주식을 장기보유하려는 세력이기 때문에 굳이 헷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엔화약세를 활용한 '엔캐리트레이딩'세력 역시 파생상품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파생상품 전문업체인 웰스랩의 이병열 이사는 "엔캐리트레이딩 세력은 매우 투기적인 속성을 갖고 있어 헷징비용에 따른 '투자손실축소'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한다.

엔캐리트레이딩 세력은 엔화약세가 계속되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헷징비용을 들여서면서까지 현물하락에 대비하지 않는다는게 이 이사의 견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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