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윤득헌/케이블카 30년 논쟁

입력 2001-01-12 18:53수정 2009-09-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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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케이블카는 1962년부터 운행됐다. 그런 만큼 어린 시절 케이블카를 타보고 싶어 안달했던 일이 생각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설악산 권금성의 케이블카는 1971년부터 운행됐다. 수학여행에서의 첫 탑승을 기억하는 사람 역시 많을 성싶다. 남산과 권금성의 케이블카는 관광 편의의 목적이었고 여전히 관광의 명물로 소개된다. 건설에 따른 자연훼손 논란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요즘 한라산 케이블카 논쟁이 뜨겁다.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이 관광진흥 차원에서 검토를 지시한 이래 30년 이상 계속돼온 싸움이 한판 승부를 앞둔 형세가 된 것은 제주도가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도민 여론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여론조사는 한 가닥 정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여론조사 자체를 제주도의 사업 추진의도로 보고 있고, 여론조사가 찬성 쪽으로 나와도 국립공원의 시설물 설치는 환경부의 허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논쟁이 마무리될지는 모르겠다.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쪽은 경제단체와 관광업계이다. 지난해 국토연구원과 호주회사에 용역을 주어 타당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받은 제주도도 속으로는 찬성일 터이다. 물론 반대하는 쪽은 환경단체, 종교단체 등이다. 그렇지만 양측이 모두 자연보호를 논리로 내세우고 있어 논란이 간단치 않다. 연간 40∼50만명의 등산객에 의해 산의 화산흙이 유실되고 생태가 파괴된다며 친환경적 건설을 하면 환경훼손 요인이 줄어든다는 게 찬성 쪽의 주장이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나무 벌채 및 경관 파괴에다 케이블카가 설치돼도 한라산 등산객은 별로 줄어들지 않으리라고 맞서고 있다.

▷관광진흥을 위한 개발과 환경보전을 위한 반대라는 종래의 논쟁이 자연보호라는 같은 취지의 논리 싸움으로 변한 것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쪽이 한라산 보호에 도움이 되는 방안인가. 환경부는 아직 신청되지 않아 검토하지는 않았다며 각계의 의견을 모아 신중히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여부는 제주도민만의 문제는 아니란 점에서 지혜를 모아 볼 일이다.

<윤득헌 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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