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랩어카운트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47분


각 증권사들이 이달말쯤 선진국형 금융상품인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관리계좌)를 일제히 내놓을 예정이다. 랩어카운트는 고객들이 증권사의 조언을 받아 직간접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한다. 고객들이 주식이나 수익증권에 별도로 투자하던 것과는 달리 한 개의 계좌로 직접과 간접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다.

▽기본적 특징〓증권사가 고객을 상대로 1대1 자산관리서비스를 실시한다. 고객의 투자성향을 파악해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고 포트폴리오도 짜준다. 공격적인 고객이라면 주식 위주로,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채권이나 수익증권 위주로 자산을 배분한다.

또 일반위탁계좌를 튼 고객들은 사고팔 때마다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랩어카운트계좌로 직접 주식투자를 하면 매매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고객이 맡긴 총 자산의 일정비율을 자문서비스 등에 대한 관리수수료로 떼가게 된다.

다만 증권사별로 계약기간중에는 매매회수 한도를 둘 것으로 보인다. 정해진 한도를 넘어 주식투자를 하면 수수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하는 것. 랩어카운트계좌는 주로 1년 계약형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상품의 유형〓컨설턴트랩과 뮤추얼랩의 2가지가 있다. 컨설턴트랩은 파이낸셜플래너(FP)가 투자전략을 조언한다. 포트폴리오를 주식과 채권 펀드 현금성자산 등으로 다양하게 조합해 구성해준다. 도중에 FP와 상의해 투자종목이나 포트폴리오를 바꿀 수도 있다.

뮤추얼랩은 상담비중이 약한 대신 뮤추얼펀드나 수익증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준다. 고객은 증권사가 추천하는 투신운용사나 자산운용사의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몇몇 증권사가 판매했던 랩상품은 모두 뮤추얼랩에 속한다.

하지만 두가지 모두 증권업계의 기존 상품들을 위주로 구성된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미국에서는 증권 뿐만 아니라 은행과 보험 부동산상품 등도 함께 섞어 말 그대로 종합자산관리를 해주고 있다.

▽도입시기와 주의점〓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순경 증권사의 투자자문업 허용에 관한 설명회를 갖고 각 증권사로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작년부터 준비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즉각 투자자문업 등록을 한 뒤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규모는 개인투자자는 5000만원이상, 법인은 1억원이상 맡겨야 한다. 증권사별로 최소한도가 다를 수 있다. 초기에는 어느 증권사 상품이 좋은지 알 수 없다는 제약도 있다. 추천종목이나 펀드에 투자한 실적이 증권사간 우열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또 FP의 능력도 당분간은 차별성이 없을 것 같다. 증권업협회가 주관한 FP시험 합격자는 5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합격자중 은행과 보험 부동산 세무지식을 고루 갖춰 고객에게 충분하게 자문해줄 인력은 아주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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