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탤런트 김나운의 '도심 낙원' 예찬…밤섬의 새처럼

  • 입력 2001년 1월 5일 10시 05분


《꿈과 욕망, 두려움이 뒤섞인 채 맞이한 새해. 어디에 가면 희망이 보일까. 새해의 화두를 용기와 역동성으로 잡아보자. 그리고

삶의 의욕을 북돋워주는 곳으로 가보자.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좋다. 그 곳에서 부부, 연인, 부모―자식간에 나눠볼 만한 ‘대화의 모델’도 소개한다. 》

서울 여의도와 마포 사이 서강대교 아래 잡초가 무성한 곳, 밤섬은 철새들로 만원이다. 여의도에 20여년째 살고 있는 탤런트 김나운씨에게 밤섬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저 새들을 보세요. 서울 한복판에서 수백마리의 철새들이 떼지어 비상하는 모습이 신비롭지 않아요?”

소문난 동물애호가인 그녀는 황조롱이 원앙이 청둥오리 등 눈앞에 보이는 새들의 이름을 보는 족족 알아맞힌다.

몇 해 전 교통사고로 방송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주 찾은 곳도 바로 밤섬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이었다.

“전 윤회를 믿어요. 사람이 죽으면 새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잖아요. 그래선지 밤섬의 철새들을 바라보면 시름이 녹아 없어져요. 다음 생에는 새로 태어나려나 봐요.”

밤섬은 지난해 10월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김씨는 가족끼리 또는 연인끼리 밤섬의 새들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들을 귀띔했다.

◇강변 카페에서

밤섬의 철새들을 잘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서강대교 위지만 찬 겨울바람 속에 다리를 건너야 한다. 따라서 철새를 구경하면서 대화하기 알맞은 곳이 서강대교 북단의 강변 카페들이다.

“야경 감상객들로 약간 소란스러워요. 한가한 낮에는 탁 트인 한강에서 물을 박차고 오르는 철새들의 비상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아요.”

강변북로 주위 카페들은 4채의 빌딩에 각각 5개 정도씩 모두 20곳이 있다. 2, 3층이 감상하기에 좋다.

섬에서 가까운 우성빌딩에는 3층부터 7층까지 5개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젠(Zen·禪)’스타일의 카페에서 30, 40대를 위한 클래식 분위기까지 있다. 더 언덕 쪽에 있는 ‘라퓨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바가 층마다 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며 외국인 종업원을 고용해 영어가 ‘공용어’나 다름없다.

맞은 편 리버힐 빌딩에도 3층에서 7층까지 카페가 있으며 밤에는 라이브재즈쇼나 플로어패션쇼가 열린다.

◇교통편

강변북로를 타고 일산방면으로 갈 경우 서강대교를 지나 상수동 방향으로 빠져나가면 된다.

여의도에서 서강대교를 이용할 경우에도 다리를 지나 첫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강변북로를 타면 된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

◇한강유람선

여의도선착장에는 매일 세 차례 철새유람선이 뜬다. 밤섬을 지나 한강대교를 돌아온다. 철새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근접 관찰할 수 있다. 선내에는 망원경과 사진이 있어 철새들을 식별할 수 있다. 어른 7000원, 어린이 3500원. 02―785―4411∼4

서울시는 겨울이면 월 1회 섬 안에서 철새모이주기 행사를 갖는다. 02―3780―0824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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