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2000년 증시 결산]기세등등 잠깐…코스닥 끝없는 추락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8시 45분


코스닥은 이처럼 연초만 해도 거래소를 위협할 정도로 몸집을 부풀려갔지만 그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3월 10일 283.44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더니 그 뒤로는 끝없는 추락. 급기야 정부는 ‘증시 균형발전 방안’을 발표한지 불과 6개월 뒤에 ‘코스닥시장 안정화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코스닥지수는 이후 변변한 반등 시도 한 번 못해보고 결국 지난해말 대비 79.5% 하락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작년말 98조7040억원에서 올해 폐장일엔 29조150억원으로 1년만에 69조6890억원이나 날아갔다. 전세계적인 기술주 거품 논란, 고비마다 터져나온 주가조작 사건 등이 코스닥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사건으로 얼룩진 코스닥〓7월 세종하이테크 주가조작 사건이 발표됐다. 이후 주가조작에 관한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코스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본격적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10월과 11월 잇따라 터진 정현준, 진승현 스캔들은 ‘불난집에 부채질’을 한 격. 코스닥 기업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을 가속화시켜 투자자들의 주식 투매를 재촉했다.

▽각종 기록 수립〓‘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하는 동안 기록도 많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1년동안 지수가 사상 최고치(283.44)와 사상 최저치(52.58)를 갈아치운 것은 세계 신기록 감이다. 또한 지난 연말 대비 지수가 무려 79.5% 하락한 것은 증권거래소가 주가를 모니터하는 세계 41개국 48개 지수 가운데 최악의 기록.

코스닥이 기세등등하던 2월8일에는 거래대금이 4조8779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거래소의 거래대금을 추월하기도 했다. 거래 종목중 절반 이상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내리는 일도 잦았다. 5월 25일에는 거래종목의 55.89%가 상한가를 기록해 이날도 상한가에 못오른 종목을 쥐고있는 투자자들은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신규등록 러시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 가운데 하나. 올들어 모두 174개사가 신규 등록하면서 이 가운데 170개사가 공모청약을 통해 2조555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

▽종목별 명암〓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주의 몰락. 연초까지만해도 ‘황제주’로 불리던 새롬기술은 한 때 30만원을 웃돌았으나 26일 5500원으로 초라하게 한 해를 마감했다. 연초 이 종목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유무상증자를 감안하지 않을 경우 지금은 21만원밖에 안남은 셈. 새롬기술외에도 한국디지탈 한글과컴퓨터 다음 등 30여 종목의 주가가 연초대비 10분의 1 이하로 추락했다.

반면 찬밥신세였던 ‘굴뚝주’들은 이른바 A&D(인수후개발) 바람을 타고 주가가 급등, 콧노래를 불렀다. 신안화섬 바른손 신라섬유 등이 대표적. 그 외에도 후반기 들어 중소형 개별주들이 대장주가 없는 틈을 타 각개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속 상한가 일수는 동특이 40일로 최고기록을 수립. 반면 정현준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디지탈은 9일 연속 하한가의 수모를 안았다.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 상위▼(단위 : 원, %)

종목12.26종가등락률
동양토탈우126,50026,587.8
신안화섬570,000 3,084.4
다산 16,450 1,631.6
바른손 2,100 1,490.9
신라섬유115,000 1,062.8
코스프 13,700 1,061.0
세화 13,550 1,058.1
리타워텍우 22,550 699.6
동일철강104,000 664.7
풍연 5,080 625.7

▼연초 대비 주가하락률 상위 ▼(단위 : 원, %)

종목12.26종가등락률
새롬기술 5,500-97.9
한국디지탈 280-97.5
한글과컴퓨터 2,430-95.7
다음14,700-95.7
메디다스 1,360-95.1
삼지전자 2,700-94.8
정문정보 1,920-94.7
핸디소프트 5,510-94.7
디지틀조선 1,210-94.7
한국정보공학 8,960-94.7
* 주 : 액면분할 감안 (자료 : 코스닥증권시장)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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