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위기의 코스닥, 희망은 어디에"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7시 28분


코스닥시장이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2000년도 거래를 마감했다.

2000년의 마지막 주식거래일인 26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52.58로 장을 마감했다. 또다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으며 14일 이후 연 7일째 내렸다.

지난 3월 한때의 최고점 292.55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주가수준은 주가는 불과 18%수준도 채 안될 정도다.

주가하락의 결과 시가총액은 작년말 98조7000억원의 29%인 29조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닷컴기업들의 주가 하락수준을 보면 더 가관이다. 한때 30만8000원(액면가 500원)까지 오르며 닷컴신화의 주역으로 군림하던 새롬기술은 거품이 걷히면서 5500원에 올해 거래를 마쳤다. 잘나가던 때와 비교하면 3.15%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 한글과 컴퓨터, 디지틀 조선 등 한때 코스닥을 대표하던 닷컴기업들은 모두 금년 초 대비 95%정도 하락했다.

▲왜 하락했나?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의 경기경착륙 우려로 인한 나스닥 등 미국 주식시장의 침체를 들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올 3/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3/4분기 경제성장률은 2.2%로 2/4분기의 5.6%에 비해 절반 이상 성장폭이 둔화됐다.

경제성장률을 급격한 감소추세는 '경기 경착륙(hard landing)' 를 고조시며 주요 지수들이 하락을 초래,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우량 기술주 등이 최고대비 40% 이상 빠졌다.

'미국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경제는 폐렴에 걸린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미국의 경기악화가 우리나라에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대내적인 요건도 한몫 했다.

대우, 현대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움츠러들었고 연이은 코스닥기업들의 주가조작 시비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2001년 희망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내년전망도 그리 장밋빛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주 수익모델인 인터넷 광고시장의 성장성이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광고산업은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중의 하나. 그러나 현 상태라면 누구도 내년 경기를 긍정적으로 예상할 수 없는 처지다.

이왕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광고시장의 전체 광고시장 점유율은 올해 1.6%인데 내년에 그 비중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올해의 1000억원 정도에서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닷컴 기업들이 수익모델을 다양화하지 않는 이상 내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시장전망도 어둡다. PC, 통신장비 시장의 성장 둔화로 반도체지수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기술주들의 내년 전망은 잿빛이다. 또한 오랜 호황 끝에 내년부터는 미국에 본격적인 경기하강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나마 전자제품의 반도체 사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그동안 주요 지수들이 조정을 많이 거쳤다는 점이 호재라면 호재다.

내년 초 연준리(FRB)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인하여부보다는 그 시기와 인하폭이 주요 관심사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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