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20세기 최고스타는?]"당연히 펠레지"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47분


'축구황제’ 펠레(60·브라질)와 ‘축구신동’ 마라도나(40·아르헨티나).

둘 중 누가 20세기 최고의 축구스타인가.

12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 발표할 ‘20세기의 남자축구선수’ 발표를 앞두고 펠레와 마라도나 두 불세출의 축구스타로 후보가 좁혀진 가운데 누가 선정될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20세기를 마감하는 지난해 각종 매체를 통해 각 분야의 스포츠 스타를 뽑는 행사가 활발했지만 세계축구의 최고 행정기관인 FIFA가 공식 발표하는 20세기 최고의 스타는 그야말로 공신력과 함께 권위를 자랑하기 때문.

브라질 국민을 비롯한 대부분의 스포츠팬은 지난해 각종 매체가 선정한 전 스포츠 분야를 통틀어 20세기 최고의 스타에 등극한 펠레가 당연히 FIFA가 뽑는 최고의 선수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펠레와 마라도나를 비롯해 베켄바워(독일), 크루이프(네덜란드), 에우제비오(포르투갈), 뮬러(독일) 등 20세기의 내로라 하는 27명의 축구스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20세기의 축구선수’ 선정에서 펠레와 마라도나로 경합 대상자가 좁혀진 가운데 최근 마라도나가 펠레를 앞서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이에 브라질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축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자갈로씨는 “마라도나 같은 선수 2명이 나와도 펠레 1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펠레는 이미 20세기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에 선정된 바 있고 마라도나는 아직 이에 못미치는 게 분명하다”고 발끈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렇다할 반응이 나오고 있지 않은 상태.

이처럼 FIFA가 인터넷과 각종 조사 방법을 통해 20세기 최고의 축구스타를 뽑는 이번 행사에서 마라도나가 앞서는 이유는 70년 멕시코월드컵을 끝으로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감춘 펠레에 비해 컬러 TV가 보급되기 시작한 80년대에 활약한 마라도나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세계의 젊은 축구팬에게 인상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펠레는 58년 스웨덴월드컵, 62년 칠레월드컵, 70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사상 최초로 월드컵 3회 우승을 이루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고 월드컵 본선에서만 12골을 넣었다. 통산 1284골로 1000골을 넘은 유일한 선수.

이에 비해 플레이메이커 출신인 마라도나는 골보다는 드리블과 패싱 등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과시하며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과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펠레와 마라도나의 공통점은 브라질의 트레스 코라코에스와 아르헨티나의 빌라 피오리토라는 대도시 근교의 빈민가 출신으로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로 자리잡았다는 것.

브라질 체육부 장관을 거쳐 느긋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펠레와 코카인 복용을 비롯해 각종 말썽을 일으키며 요즘도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마라도나. 둘 중 누가 20세기 최고의 축구스타가 될지 관심거리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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