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왜 수원인가...인구증가 전국 최고

  • 입력 2000년 12월 3일 19시 04분


전국에서 요즘 인구가 가장 몰려들고 있는 지역이 경기 수원시. 최근 통계청이 전국 232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다른 ‘옛도시’의 인구는 대부분 줄고 있다. 수원은 200년 고도(古都)로 배타성이 강한 ‘깍쟁이’ 고장. “개성상인이 신발 벗고 10리를 가면 수원사람은 30리를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 이런 수원에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을까.

▽얼마나 늘어났나〓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올 3·4분기(7∼9월) 5만1605명이 전입한 반면 4만4444명이 빠져나가 7161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1만5446명이 늘어나 전국에서 가장 인구증가가 많았다. 지난해 4·4분기(10∼12월)와 올해 1·4분기(1∼3월)에는 인구증가율 1위. 수원시 인구는 9월말 현재 93만7987명.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4만9148명이나 늘었다.

▽왜 늘어났나〓중소규모의 아파트단지 개발에 기인한다. 서수원, 북수원 지역과 동수원 외곽지역에 10여곳의 택지개발사업과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한일타운(5000여 가구), LG빌리지(3000여 가구) 등 민간업체의 개발도 10여 곳에서 이뤄졌다.

개발이 완료되는 2006년 말 시 인구는 105만∼110만명으로 예상된다. 수원시는 2016년까지 120만명으로 잡고 있다.

▽인구증가 특징〓큰 공장이나 기업체가 들어서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왜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분양될까. 경기 지역 인구가 늘어나는 게 가장 큰 원인. 서울 인구가 분당, 수지, 과천, 안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다시 이들 지역 인구가 비교적 집 값이 싼 수원으로 이동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서울 출퇴근 인구도 많지만 인근 시 군에 직장을 둔 30, 40대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분당, 안양 등지보다 서울 출퇴근에 10∼30분 더 걸리지만 물가가 싸고 평준화지역으로 입시과열이 없다는 점도 인구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문화예술회관과 수원시향,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 등 문화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무엇이 달라졌나〓광교산과 원천유원지 일대를 제외하고 모두 주택지로 변모했다. 도로망을 확충하고 있지만 수원역전과 남문일대 구시가지에서 빚어지던 체증이 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보유대수는 25만여대. 이로 인해 올들어서만 오존주의보가 10여 차례 내려졌고 이산화질소와 먼지농도가 높아지는 등 대기오염이 가속화하고 있다.

아파트단지를 따라 대형 유통할인점이 다수 들어서면서 상권과 쇼핑문화도 급변하고 있다.

갤러리아, 뉴코아 등 4개 유통점에서 최근 삼성홈플러스 북수원점, 영통점, 까르푸 원천점, 그랜드마트 영통점 등이 앞다퉈 개장했다. 프랑스계 콘티코(원천동), 롯데백화점(천천지구), 홈플러스(인계동), 이마트(권선동), 애경백화점(수원역전), 밀리오레, 월마트 등이 1∼2년 안에 들어올 예정이다.

현재 오픈한 할인점들의 매출액은 대략 20억원대. 때문에 수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영동시장, 지동시장, 남문시장, 화서시장, 역전시장 등 재래시장의 상권은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물론 구시가지 주부들까지 장바구니 대신 셔틀버스를 이용해 쇼핑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단지 안팎에는 코코스, 스카이락 등 외식전문업체 10여개가 영업 중이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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