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부실채권 매각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채권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올 6월말 한솔금고는 부동산 담보가 있는 부실채권 2168억원을 도이치은행에 77.15%인 1673억원에 팔았다. 한솔금고는 입찰전에 “낙찰률 75% 이하로는 써낼 생각도 말라”는 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외환은행도 8월말 법정관리 및 화의기업의 부채 1조1000억원어치를 매각 하면서 국내외 10개 금융기관과 펀드를 상대로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이같은 ‘부실채권 제값받기’ 현상은 외국계 펀드와 투자자가 한국기업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짭짤한 재미를 봐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 외환은행의 부실채권 매각 담당자는 “그동안 입찰에 참여하지 않던 호주계 부동산전문회사인 ‘렌드 리스’가 입찰을 딸 정도로 경쟁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국내 경기가 호전되면서 담보로 잡아뒀던 부동산 가격이 오른 점도 작용했다.
매각작업에 관계한 한 시중(조흥)은행 관계자는 “최근 부산지역 한 호텔을 16억원에 인수한 외국자본이 국내 업자에게 40억원에 되 판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조흥은행과 한솔금고 등이 KAMCO를 거치지 않고 해외투자자에게 부실채권(2조원대 추정)을 판 것도 올해 처음 나타난 현상. 그동안 시중은행은 부실채권 매각경험이 없어 채권가격 평가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매각시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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