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모성보호조치 확대 논란

입력 2000-09-23 19:37수정 2009-09-22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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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이 최근 육아휴직기간연장 등 모성보호조치 확대방안을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경영자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여성계와 노동계가 경영자측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어 모성보호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쟁점은 무엇인가=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모성보호조치는 △출산휴가를 60일에서 90일로 늘리고 △육아휴직기간(최대1년·무급)에 임금의 30%를 지급하며 △남자도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등은 "이 제도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결과적으로 신규 여성인력의 채용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필요재원의 대부분을 사업주가 부담하는 고용보험에서 충당한다는 것도 모성보호의 사회적 비용분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경총의 주장이다.

이같은 반대입장이 알려지자 여성계와 노동계는 "차세대 노동력 재생산과 여성 인권차원에서 확대돼야 할 모성보호조치를 비용부담을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경총을 비난하고 있다.

▽모성보호대책 현황은=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출산휴가를 14주로 할 것을 결의했다. 한국노총 이정식(李正植)대회협력본부장은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출산휴가 90일도 국제흐름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얼마나 사용하는가는 법적 규정보다 훨씬 뒤떨어진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출산휴가 실시기업은 21% 정도다.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가 99년 여성근로자 1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직장내 육아휴직 규정이 있다'는 답변이 8.9%,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는 응답은 이 가운데 23%에 불과했다.

▽보호확대에 따른 비용은=노동부는 출산휴가 30일 연장에 따른 추가 급여분에 대해 정부예산과 고용보험에서 충당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150억원의 예산을 신청해놓은 상태. 육아휴직기간중의 생활비 보조는 고용보험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경영자들은 "고용보험이란 결국 사업주가 내는 돈"이라며 의료보험이나 국가재정에서 모성보호비용을 충당하고 출산휴가중 급여는 현행 100%에서 70%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우선 고용보험은 엄연한 사회보험이지 사업주의 돈은 아니며 이번 조치가 보험료를 인상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육아휴직은 출산으로 인한 퇴직을 방지하는 고용안정책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용보험대상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출산휴가중 급여 인하는 모성보호 확대방침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므로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생리휴가는 어떻게 되나=경영자들은 "출산휴가를 확대하려면 현행 유급생리휴가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여성계와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생리휴가가 현실적으로는 임금보전수단이기 때문에 폐지는 곧 소득축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임금에 얹어줬던 생리휴가 수당을 없애고 휴가 신청때만 유급으로 허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대신 출산휴가를 확대하고 태아검진휴가나 가족간호휴가를 두는 것이 노사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길 이라고 말했다.

노사정위의 논의에서도 유급생리휴가 폐지가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복지대책이 어떻게 조율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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