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사설]北韓 변화 불구 미사일 위협 여전

  • 입력 2000년 7월 29일 00시 01분


미국 뉴욕타임스는 27일 사설을 통해 “현재 북한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유도해온 변혁의 초기 단계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지만 평화 국가들의 공동체에 합류했다고 결론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사설 요지.

지난주 북한을 방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감질나는 제안을 갖고 돌아왔다. 푸틴 대통령은 1년에 최소 2개의 인공위성을 외국에서 발사하게 해준다면 장거리 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북한측의 의사를 외부에 공개했다.

푸틴의 생각처럼 북한이 스스로 만든 인공위성을 외국에 보내 발사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면, 한번 고려해 볼만한 제안이다. 그렇지만 만일 북한이 외국에서 진보된 로켓을 제공받아 기술을 습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이에 따른 위험은 감수할 수 없다.

북한은 미국이 그동안 유도해온 변화의 초기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수십년간 호전주의와 고립 정책을 유지해온 평양은 최근 몇달간 화해의 말과 몸짓으로 외부 세계, 특히 최대의 적이던 한국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북한이 평화 애호국 공동체에 합류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일시적으로 중단됐을 뿐 완전 폐기된 것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의 심중을 헤아리는 일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28일 방콕에서 백남순(白南淳) 북한 외무상과 만나 이같은 일을 시작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영토 밖의 인공위성 발사를 제안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며, 위성이 군사 정보 수집 목적은 아닌지, 또한 발사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지 알아야 한다. 미사일 기술 수출의 중단 약속도 북한으로부터 받아내야 한다.

<정리·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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