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닥터]시가평가 채권펀드 투자법

  • 입력 2000년 6월 27일 18시 55분


채권시가평가제도가 다음달부터 본격 실시되면 모두 100조원에 달하는 채권펀드의 투자방법이 크게 변하게 된다. 간접투자자는 주식펀드와 채권펀드중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데 시가평가제라는 제도가 도입되어 무척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현명하게 채권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수 있다.

우선 시가평가가 되면 펀드가입때 투신사나 증권사가 제시하는 금리는 의미가 없어진다. 투자기간이 짧은 단기펀드의 경우 시장금리가 크게 변해도 시가평가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펀드가입 때 일정한 목표수익률이 제시될 수 있다. 하지만 채권발행 기업이 부실해지면 펀드수익률이 하락해 어떤 수익률도 확정된다고 볼 수가 없다.

둘째 당분간 시가평가펀드는 시장금리 변동보다는 기업의 부도가 더 큰 영향을 준다. 투신사들은 만기가 평균 1.5년 정도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장기펀드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1년후 투자기간 종료시 채권의 평균만기는 0.5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금리변동으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게된다. 다만 기업이 부도가 나면 펀드손실로 직결된다. 따라서 당분간 채권펀드 투자시 금리전망 보다는 펀드안에 들어있는 채권의 건전성을 따져보는 것이 현명하다.

셋째 투신사의 운용능력을 따져 보고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투신사의 재무상태가 중요한 투자포인트였다. 하지만 시가평가로 인해 펀드와 투신사간에는 장벽이 엄격하게 쳐지기 때문에 기업분석과 금리전망 등 운용능력에 따라 펀드수익률이 차별화된다. 채권펀드도 주식펀드처럼 투신사와 펀드매니저를 잘 보고 투자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금 성격별로 펀드를 정확하게 선택해야 한다. 만약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계속해서 과거처럼 장부가평가를 적용받는 마니마켓펀드(MMF)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펀드수익률만 보고 선택하면 펀드별로 금리변동과 기업부도 등으로 인한 영향이 다르다는 점을 간과하게 된다. 반드시 펀드의 특성과 투자기간 투자대상 채권의 특징 등을 여러모로 따져보고 자기가 굴리는 자금의 성격에 가장 적합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재룡<한국펀드평가사장>

▼우재룡사장 프로필▼

우재룡사장(39)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영학박사를 받았다.89년부터 대한투자신탁에서 경제연구소와 운용평가부에서 일했고 투신협회 기획팀장을 지냈다.99년 8월부터 한국펀드평가 사장을 맡고 있다. (02)3775-4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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