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환경부가 지난주 물 관리 행정에 대한 종합평가서를 발표했다. 물 관리 행정을 직접 수행하는 165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평가는 최초이기도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점수와 순위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을 듯하다. 상대적 평가 방법으로 공개된 점수와 순위는 자치단체장이나 관리뿐만 아니라 주민도 거주 지역의 물 관리 실태나 환경의 실상을 인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물 수요 관리, 상수도운영관리, 수질 개선 등 4개 분야 20개 항목에다 재정 자립도 차이를 고려한 이 평가는 사실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단체장이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해 노후 수도관 개량이나 하수관 정비보다는 눈에 띄는 도로나 공공시설 확충 등에 신경을 써서는 머지않아 다가올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가 결과 나타난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점수는 110점 만점에 56.9점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환경부 평가에서는 대구가 79.5점으로 1위를 했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등 환경 사고를 경험하며 수질개선 종합대책 등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전남 장성과 충북 충주가 2, 3위를 했으며 서울은 4위를 했다. 반면 충남 서천은 41.4점으로 최하위인 165위, 경북 의성과 전북 정읍은 똑같이 163위를 했다. 환경부는 물 관리 행정이 우수한 지자체에는 포상과 예산 지원상의 혜택도 줄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환경부의 처사를 야속하다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주민을 위한 물 관리는 자치단체가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일이다.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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