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윤득헌/물관리 1위 대구

  • 입력 2000년 6월 18일 18시 51분


서울시 수돗물 바이러스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5월 바이러스 검출을 주장한 서울대 김상종교수를 고발했던 서울시가 고발을 취하하는 한편 시민단체도 포함된 공동조사단을 구성키로 했으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조사 및 평가 방법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수돗물 바이러스 논쟁은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음은 분명하다.

▷수돗물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환경부가 지난주 물 관리 행정에 대한 종합평가서를 발표했다. 물 관리 행정을 직접 수행하는 165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평가는 최초이기도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점수와 순위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을 듯하다. 상대적 평가 방법으로 공개된 점수와 순위는 자치단체장이나 관리뿐만 아니라 주민도 거주 지역의 물 관리 실태나 환경의 실상을 인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물 수요 관리, 상수도운영관리, 수질 개선 등 4개 분야 20개 항목에다 재정 자립도 차이를 고려한 이 평가는 사실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단체장이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해 노후 수도관 개량이나 하수관 정비보다는 눈에 띄는 도로나 공공시설 확충 등에 신경을 써서는 머지않아 다가올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가 결과 나타난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점수는 110점 만점에 56.9점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환경부 평가에서는 대구가 79.5점으로 1위를 했다. 낙동강 페놀오염사건 등 환경 사고를 경험하며 수질개선 종합대책 등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전남 장성과 충북 충주가 2, 3위를 했으며 서울은 4위를 했다. 반면 충남 서천은 41.4점으로 최하위인 165위, 경북 의성과 전북 정읍은 똑같이 163위를 했다. 환경부는 물 관리 행정이 우수한 지자체에는 포상과 예산 지원상의 혜택도 줄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환경부의 처사를 야속하다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주민을 위한 물 관리는 자치단체가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일이다.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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