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美 인터넷경매 사기 비상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다수의 입찰자와 짜고 경매가를 높여온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대해 사기 혐의로 수사중이라고 뉴욕타임스지가 7일 보도했다.

FBI 새크라멘토 지국의 도널드 빌퍼 특별수사관은 6일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닷컴(eBay.com)이 경매에 부쳤던 그림가격이 최초 응찰가격보다 52만배나 높아진 사실에서 사기 혐의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빌퍼 수사관은 새크라멘토 거주 변호사 케네스 월턴이 지난달 그림 한 점을 경매에 내놓은 뒤 규정을 어기고 다른 등록자 이름으로 응찰해 계속 경매가를 높였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월턴은 5개의 인터넷 사용자 이름을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경매에 나온 추상화가 저명한 화가 리처드 디벤콘의 작품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초 0.25달러였던 응찰가가 13만5805달러까지 높아진 상태에서 팔렸다.

이를 수상히 여긴 eBay측은 자료를 분석한 끝에 월턴 변호사가 다른 사용자 이름으로 입찰해 호가를 높인 사실을 밝혀냈으며 곧 월턴의 경매 참가자격을 박탈하고 낙찰도 취소했다.

FBI는 월턴과 다른 사람들이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경매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월턴은 다른 공모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여러 사람이 짜고 응찰가를 조작해온 사실이 밝혀지면 최고 징역 5년, 벌금 100만달러까지 선고할 수 있다.

FBI는 이밖에도 여러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사기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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