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대졸 취업시장/경쟁률 25대1로 좁은문

  • 입력 1999년 11월 2일 20시 15분


꽁꽁 얼었던 취업시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의 업종은 구인난까지 우려될 정도.

하지만 지난해 채용적체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졸업예정자들이 쏟아져 나와 취업문은 여전히 ‘바늘구멍’이다. 명문대와 중하위권 대학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나는 상황.

▼채용적체 계속 누적▼

재벌그룹의 핵분열로 채용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기업들도 다양한 인재 스타일을 원하고 있어 면밀한 취업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25대 1이 넘는다〓올해 하반기 대졸 채용규모는 2만2000명 정도. 이중 30대 그룹 계열사의 채용규모는 1만2000

∼1만4000명 선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규모 4700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중소기업의 채용규모는 8000명 가량.

하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예정자와 졸업자의 수는 대략 50만명에 달해 올해에도 25대 1이 넘는 취업 경쟁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획기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한 취업재수생은 계속 쌓여갈 전망.

▼50만명이 경쟁 예상▼

노동부는 인턴지원제를 통해 2만여명의 대졸자를 채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지만 취업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 실례로 지난해 채용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비율은 46%에 불과했다.

내년에도 특별한 대비책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턴제는 취업대책이라기 보다 ‘생계비 지원’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

특히 중소기업의 정규직 전환율이 낮아 중하위권 대학과 지방대생의 취업전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명문대 졸업생들이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과 전문업종의 등장으로 다양한 취업기회를 갖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준비된’ 인재만이 일자리를 잡는다〓재벌의 선단(船團)식경영이 와해되면서 계열사별로 신입직원을 뽑거나 계열사별 소요인력을 그룹 차원에서 단순 취합해 선발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수시채용이 채용패턴으로 자리잡으면서 취업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지원자와 그렇지 못한 지원자간의 격차도 점차 커지는 추세.

취업전문가들은 “남보다 하나라도 많은 장점을 갖지 못하면 결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취업문이 좁아진 만큼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

일부 대기업이 올들어 그룹공채를 재개한 것은 그나마 취업시장의 호재로 꼽힌다. LG 롯데 등의 대기업이 하반기 공채를 실시 중이며 내년부터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대기업 중심으로 점차 공채가 확산될 전망.

▼자신의 가치 높여야▼

연세대 김농주 취업담당관은 “최근 취업시장의 특징을 감안할 때 대학재학중이나 졸업후 해외봉사 등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쌓고 어학능력, 자격증 취득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래정·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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