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다이어트 실패 의지탓만 하지말라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한번도 살이 쪘던 적이 없는 사람들은 바로 옆에 맛있게 생긴 초콜릿 케이크가 놓여 있어도 대개 아무런 동요없이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러나 항상 몸무게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같은 케이크를 보고 흥분해서 한 조각씩 야금야금 먹은 다음, 하루 종일 후회한다.

이런 행동의 차이를 사람들은 대개 의지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체중조절 전문가들은 의지는 이미 체중조절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낡은 개념이라고 말한다. 버몬트대의 심리학교수인 제임스 로젠박사는 “자연을 거스를 수 있는 의지라는 물건은 우리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자들에 의하면 다이어트의 성공이나 실패를 의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여러가지 화학물질, 개인의 조건화된 행동, 호르몬, 유전, 습관 등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의지만 가지고는 몸무게를 줄일 수 없으며 반드시 화학적 또는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체중조절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50년대 초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의사들은 비만인 사람들에게 음식의 양을 조금 줄이라고 말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곤 했었다. 또 30년 전에는 학자들이 체중조절에서 의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연구를 했다.

그러나 미시간 대의 리처드 스튜어트박사가 1967년에 ‘과식의 행동 제어’라는 제목의 연구를 실시한 것을 계기로 의지의 중요성이 상당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자기 통제’라는 요소를 분석해 이를 체중조절에 적용하기 위해 이 연구를 기획한 스튜어트박사는 행동교정기법에 의해 치료를 받은 비만 여성 여덟 명이 1년만에 체중을 11∼21㎏ 줄였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상담 치료사와 자주 대화를 갖고 자신이 먹은 음식과 기분 등을 일기에 기록했다. 치료사들은 이들이 음식을 먹는 대신 신문을 보거나 꽃을 기르는 등 다른 일을 하도록 유도했다.

행동교정기법은 현재 장기적인 체중조절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 됐다. 이 기법을 이용한 대부분의 체중조절 프로그램들은 음식을 먹기 전에 자기가 지금부터 먹을 음식의 이름을 종이에 적는 시간을 갖는 것, 식사를 하기 전의 기분을 일기에 기록하는 것, 충동구매를 줄이기 위해 시장을 보러가기 전에 식사를 하는 것 등을 환자들에게 권고한다.

한편 최근에는 뇌의 화학적 균형과 행동 사이에 상호관계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정신과의 앨버트 스턴카드박사가 얼마 전에 끝낸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한밤중에 잠을 자다가 일어나 음식을 먹는 버릇이 있는 사람들의 혈액에는 멜라토닌, 렙틴, 코티졸 등의 호르몬이 정상인보다 적게 들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의지라는 개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식사 및 체중 장애를 위한 예일 센터의 켈리 브라우넬 소장은 칼로리가 높고 기름기가 많은 인스턴트 식품이 많은 요즘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환경이라면서 “사람이 식사를 조절할 수있는능력은때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것을 모두 생물학적인 요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health/100599hth―nutrition―willpow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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