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전통굿「선택」-각설이「품바」 한마당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2분


소재는 고유의 정서와 가락이 담긴 굿 또는 각설이 타령. 형식은 무대와 관객이 따로 분리된 서구식이 아니라 한데 어우러지는 쌍방향 대화식. 이 두가지가 ‘우리 연극’의 조건이 될 수 있을까.

2월에 선보이는 ‘선택’과 ‘품바’. 서구식 뮤지컬이나 연극이 흥행몰이를 하는 가운데 ‘우리 연극’을 시도하는 연극 두편이다.‘선택’은 굿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서울 지역의 지노귀 새남굿 속에 이문열 원작소설 ‘선택’을 담았다. 4백년전에 삶을 살다간 안동 양반의 장씨 부인의 넋을 불러내 극락으로 이끈다는 줄거리. 소설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보다 굿판을 무대에서 펼쳐보자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획자 김일우는 “굿은 우리 연극의 원형”이라며 “객석과의 만남으로 완성되는 무대가 우리 연극이 갈 길”이라고 말한다. 관객들도 굿판으로 불려나가 술을 따르거나 음복하며 자연스럽게 극으로 스며든다. 만신(여자무당)역은 이용이가 맡았고 강선숙 김영화가 출연한다. 21일까지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소극장 화수목 오후 7시, 금토일 오후4시, 7시(월 쉼). 02―764―6010

각설이 타령으로 이름난 ‘품바’는 81년 초연이래 18년동안 4천회 넘게 공연된 연극. 12명의 품바가 거쳐갔는데 이번 품바는 KBS 1TV ‘왕과 비’ 한명회 역의 최종원이 맡았다.

권력의 핵심에서 거지왕초로 떨어진 최종원은 “분단으로 빚어진 민초들의 한과 아픔을 우스개가 아닌 탄탄한 드라마로 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분단 현실의 풍자를 위해 북한에서 온 여성, 미군, 중공군 등이 등장하며 등장 인물의 수도 예전의 7,8명에서 20여명으로 늘어났다.관객들은 무대에 직접 올라오지 않지만 수시로 품바와 대화를 나눈다. 16일∼3월1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연강홀 평일 오후 4시, 7시반 주말 및 공휴일 오후 3시, 6시반. 02―708―5001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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