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신동주/금강-설악산 연계개발하자

  • 입력 1999년 2월 3일 19시 29분


최근 현대는 2000년까지 총 3억9천만달라를 투자해서 금강산 일대에 종합레저시설을 짓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이는 몇년전 홍콩의 한 용역회사에서 만든 보고서와 크게 다를 바 없어 금강산 개발이 치밀한 계획없이 급하게 추진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런 우려가 사실이라면 금강산지역의 환경에 대한 훼손, 설악산지역과의 경쟁 심화, 투자비 회수 곤란,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객 중 70%는 현재와 같은 금강산 관광만으로도 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했다. 성급한 개발을 추진해 금강산을 훼손시킨다면 이는 큰 우를 범하는 일이다. 또 분단상황에서 금강산을 집중개발하게 된다면 기존에 개발된 설악산 지역과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계개발하는 것이다. 분단 이전의 금강산 관광은 금강산―건봉사―화진포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지역은 21세기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관광거점으로서 발전될 잠재여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따라서 금강산은 정적, 고급지향의 휴양 생태관광에 초점을 맞추고 설악산은 기존의 관광시설을 재개발해 동적, 대중적인 위락 해양관광중심으로 개발해야 한다. 다만 ‘경관이 좋은 곳은 보존하고 열악한 곳을 개발한다’는 원칙은 설악 금강 모두에 적용되야 한다.

이들 지역의 기능적 보완성을 확보하고 경제적 실익을 고루 나누기 위해서는 두 곳을 연결하는 공항 항만 등 다양한 접근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정부의 몫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 등 가능한 재원을 활용해 연계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가 국제관광기구와의 연계나 국제자본의 참여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금강산 개발에 뛰어들 경우 상황에 따라 막대한 위험부담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금강산 개발사업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자산의 보존 개발의 문제이며 통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따라서 조급히 서두르기보다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민족자산을 영구보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신동주(강원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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