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오명철/교사 정년단축의 「논리」

  • 입력 1998년 11월 4일 19시 00분


나라를 지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직업을 고르라면 군인 공무원 교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군인은 우리의 ‘생사’를 책임진다. 공무원은 나라의 행정을 맡는다. 그리고 교사는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떠맡고 그래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게 되는 직업이다. 그래서 특히 이 직업군에는 ‘대우’를 잘해주고 ‘인재’들이 몰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내년부터 교원의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60세로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직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군살빼기’ ‘인력정예화’를 통한 경쟁력 회복을 꾀하는 다른 직종 및 공무원들과의 형평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사에 대한 사회적 예우를 ‘깎는’것 만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거 우리는 교사들이 노조구성을 주장했을 때 “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며 교직은 직업이 아닌 성직(聖職)”이라며 이를 말렸었다.

정년 단축 조치도 이같은 존중 논리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자녀와 나라의 미래에 대한 기본적인 투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교원들도 정년단축에 대한 여론이 반드시 교사편만은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교육의 경쟁력, 교사의 자질, 그리고 일부나마 교직의 소명을 외면한 이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그런 세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인사적체 해소를 기대하며 정년단축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젊음이 곧 유능하고 존경 받는 교사의 기준이 될 수 없으며 경험또한 소중한 교육자산이기 때문이다.

교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제자에 대한 사랑이라는 점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오명철<사회부차장>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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