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농소중,수학여행 대신 학교서 야영

  • 입력 1998년 9월 12일 11시 46분


수학여행 대신 학교운동장에서 집단야영. 달갑잖은 ‘IMF 풍속도’지만 그래도 학생들의 표정은 마냥 밝았다.

울산 북구 농소동 농소중학교(교장 이상곤·李相坤)2학년 학생들은 11일 오후 학교운동장에 조별로 텐트를 설치하고 1박2일간의 야영에 들어갔다.

이 학교 학생들도 지난해까지는 속리산 설악산 등으로 3박4일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올해 2학년 4백24명을 대상으로 수학여행 희망자를 조사한 결과 37%인 1백57명이 ‘가정형편 때문에 못가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학교측은 많은 학생이 참가하지 못하는 수학여행은 의미가 없고 위화감만 조성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올 수학여행을 취소했다. 그 대신 학생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운동장 야영을 계획한 것.

야영 프로그램은 1,3학년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짰다. 첫날인 11일 오후 3시30분 운동장에 집결, 5명이 한조가 돼 텐트를 설치한 뒤 저녁을 지어먹고 오후 7시부터 두시간동안 캠프파이어를 진행했다. 이어 텐트안에서 친구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뒤 잠자리에 들었다.

12일 기상시간은 오전6시. 조별로 아침을 지어먹고 오전 8시30분부터 학교 인근 동대산을 오른 뒤 귀가하게 된다.

2학년 학생대표 나세운군(14)은 “처음에는 수학여행이 취소돼 서운했지만 친구들과 야영을 준비하는 동안 정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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