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KBO 이중등록선수 「원칙없는 제재」

  • 입력 1998년 8월 18일 19시 41분


선동렬 강혁 오창선과 17일 입국한 외국인선수 주니어 펠릭스의 공통점은 이중등록선수라는 점이다.

선동렬은 85년 고려대 졸업후 실업팀인 한국화장품 선수로 첫 발을 내디뎠지만 시즌중 해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징계를 내려야 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대 최고투수를 썩일 수 없다는 명분 아래 대한야구협회를 설득, 그의 프로 첫 등판을 전반기 이후로 제한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대학을 졸업해 실업팀에 입단한 선수는 2년이 지나야 프로로 갈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된 것과 천하의 선동렬이 이순철에게 신인왕을 내준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기도 했다.

이에 비하면 강혁과 오창선은 형극에 가까운 징계를 받았다.또 그 효력은 아직도 유효하다.

신일고 3년때 OB와 계약했지만 93년 한양대로 진학한 강혁과 한화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95년 대전고 졸업후 홍익대로 진학한 오창선은 프로 영구제명이란 ‘사형선고’를 받았다.

선동렬과 이들에 대한 KBO의 징계가 큰 차이를 보인 이유는 이중등록의 결과 선동렬 사건때는 프로가 이득을 취했고 강혁 오창선의 경우엔 손해를 봤기 때문.

이는 펠릭스의 경우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용병선수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그는 LG와 연봉 줄다리기 끝에 6월에야 계약했다.

LG는 당시 멕시칸리그에서 뛰고 있던 펠릭스를 포스트시즌 진출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6월말까지 KBO에 등록시키기 위해 결국 이중등록의 편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KBO는 아무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운영부에선 오히려 “그는 선수교환 협정을 하지 않은 멕시칸리그 선수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변했다.

원칙은 지키기 위해서 있는 것. 자꾸 예외가 생긴다면 이를 따르려는 사람보다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란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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