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월드컵 이젠 우리 차례

동아일보 입력 1998-07-13 19:33수정 2009-09-2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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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월드컵이 끝났다. 지난 한달 동안 세계는 온통 축구열기로 달아 올랐다. 전 세계 축구팬의 눈이 프랑스로 쏠릴 정도로 월드컵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제 금세기 마지막 축구축제는 막을 내렸고 세계인들은 자연스럽게 4년 뒤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될 다음번 월드컵을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월드컵의 폐막은 곧 2002년 월드컵의 시작을 의미한다. 한일월드컵은 21세기를 여는 월드컵이자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행사다. 유럽과 남미로 대표되는 세계 축구의 큰 흐름 속에서 아시아가 모처럼 월드컵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한일 공동개최는 두 나라의 동반자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프랑스 월드컵은 대회시작 전 테러 위협과 항공사 파업 등으로 우려를 자아냈지만 별다른 불상사없이 마무리됐다. 축구경기 외의 다양한 ‘문화월드컵’행사도 인류의 화합과 번영을 도모한다는 월드컵의 취지를 돋보이게 했다. 우리는 이번 행사에서 좋은 점은 배우고 미흡한 점은 개선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월드컵 준비는 미진하기 짝이 없다. 가장 기본적인 축구장 건설문제만 해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벽에 부닥쳐 있다. 서울 상암구장 건설 문제는 확정됐지만 나머지 구장은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해야 할 입장이다. 남북한 공동개최 문제는 가능성이 꽤 높아보였으나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측이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함으로써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월드컵 중계를 맡게 될 주관 TV사를 선정하는 문제도 우리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자 일부에서는 ‘우리 방송사 대신 외국 방송사가 맡게 될지 모른다’는 소문까지 흘러나왔다. 월드컵조직위와 정부가 이런 과제들을 조속히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나라 안팎의 불필요한 오해를 막을 수 있다. 대표팀의 전력강화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컵대회에서 우리 팀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축구계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앞으로 남은 4년은 축구역량을 늘리는 데 결코 짧은 시간만은 아니다. 이제라도 과감한 투자와 과학적 훈련에 나서야 한다.

한일 공동개최가 갖는 비효율성도 또 다른 걱정거리다. 두 나라에서 각기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자칫 불협화음이 뒤따를 수 있다. 이 점에서 한일간의 긴밀한 협력이야말로 월드컵 성공개최의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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