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강승필/「세계자유도시」 꼭 필요하다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12분


혹자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한반도 5천년 역사중 가장 번성한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국제통화기금(IMF)위기에도 불구하고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세계 11위의 무역국가로서의 잠재력은 머지않아 발휘될 것이며 우수한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21세기 선진국가의 대열에 진입할 것이라고 세계의 경제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나라가 21세기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 각국은 냉전구도가 와해되고 세계무역기구(WTO)출범으로 국경없는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제일주의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지리경제학적 이점을 살려 한반도를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교역지로 발전시켜야 한다. 냉철하게 보면 우리나라는 반도국도 아닌 1면이 육지이고 3면이 바다인 고립무원의 섬이라고 할 수 있다. 고립되고 한정된 국토와 4천5백만의 인구를 가지고 세계경제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결국 해외로, 외부로 뻗어나가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한걸음 나아가 사람 물자 자본 및 정보교류의 주요 국제활동을 한반도가 함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최근 새 정부에서 신국제공항이 건설되는 영종도와 그 주변의 용유도 무의도에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세계자유도시의 건설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이와 유사한 세계도시개발구상에 참가한 적이 있는 필자로서는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세계자유도시건설의 필요성을 살펴보면 첫째, 21세기에 유럽을 추월하여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동북아에 자본 사람 물자 정보의 흐름을 흡수하는 개방적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북아 전체를 배후지로 하는 천혜의 지정학적 요충지인 우리나라로 볼 때는 세계자유도시를 건설하는 최상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우리경제와 국토의 체질을 국제 수준으로 개혁해 나가는 새 정부의 상징적 사업이 될 것이며 한국의 대외 개방의지를 국제사회에 표명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여 대외신인도 제고와 IMF위기의 조속한 탈피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외국자본의 활발한 유치와 경제성 있는 공공투자를 통하여 경기회복과 실업자 흡수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국제항공수요의 안정적인 확보로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허브(Hub)공항으로 육성할 수 있으며 공항투자의 경제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댈러스 덴버, 홍콩 첵렙콕, 일본 간사이, 중국 상하이 등 외국의 주요 공항도 주변지역에 국제무역 첨단산업 금융 정보통신 관광휴양 등 종합적인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영종도 주변지역에 조성될 수 있는 개방적 거점은 무역 생산 투자 금융에 있어 어느 정도 자유화되어 있는 경제특구로서의 성격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지금 운용되고 있는 외국인 전용공단처럼 외국인의 생산적 투자를 유인하는 산업지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홍콩 싱가포르와 같이 완전개방적인 복합자유도시 성격을 지닐 수도 있을 것이다. 영종도 주변 지역의 전체적인 개발구도속에서 세계자유도시가 어떠한 성격을 가질 것이냐 하는 문제는 재정 부담과 투자의 경제성, 건설비용, 우리나라의 개방 속도, 인천국제공항의 건설단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생각함이 바람직스럽다. 국제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인천국제공항지역에 성공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우리의 적극적 시책과 경쟁력 있는 경제 거점의 제공,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정부의 세일즈 노력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강승필<교통개발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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