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경제와 안보는 따로가지 않는다

입력 1998-01-06 20:19수정 2009-09-2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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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외적으로 주장하는 경제논리 뒤에는 거의 언제나 안보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 연말 미행정부가 한국에 대한 1백억달러 조기 자금지원문제를 논의할 때 한국의 경제사정만 냉정히 따지고 있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대한(對韓)지원에 호의적으로 돌아선 것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의 ‘안보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을 ‘혈맹’이라며 철석같이 믿고 있다. 그런 미국이 한국의 금융위기를 계속 경제논리로만 따지고 든다면 한국민들은 배신감마저 느껴 양국 우호에 금이 갈 것이다. 한국경제가 무너지면 무엇보다 한반도의 안보가 위태로워진다. 미국민들은 당장 3만7천명의 주한 미군과 동북아시아의 혼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질서 안정에 대외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분명히 피하고 싶은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이러한 사정에 너무 어두웠다. 미국의 조기지원 발표 며칠 앞서 데이비드 립튼 재무차관이 그 결정을 ‘선물’하기 위해 한국에 왔을 때 외무부측에서는 그의 방문의도가 무엇인지조차 몰랐다는 후문이다. 제대로 된 외교라면 그가 워싱턴을 떠나기 전에 한국의 경제위기와 안보상황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은 못해도 최소한 방한 목적 정도는 미리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이제는 금융, 안보외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모든 대외접촉과 관계가 총체적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대외교섭의 창구 다툼은 물론 안되지만 국내정책에 있어서도 외교니, 통상분야니 하는 식의 구분은 곤란하다. 현재의 경제비상대책위원회도 경제전문가 중심으로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안보관련 전문가의 조언도 귀담아들어야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남찬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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