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製 승용차의 본격상륙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2분


일본 자동차의 수입길이 열렸다. 통상산업부는 내년부터 배기량 1천㏄ 이하 일제(日製)경승용차와 레이저디스크 등 25개 품목의 수입을 자유화한다고 발표했다. 무역적자가 큰 일본으로부터 수입을 줄이기 위해 특정 품목의 수입을 금지하는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철폐하기로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데 따른 첫 조치다. 우리 국민의 일제 선호경향과 맞물려 경승용차의 구입이 늘어날 경우 가뜩이나 모자라는 외화의 지출증가와 국내 경쟁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통산부는 수입선 다변화품목의 단계적 축소계획을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88개로 줄어든 수입금지품목마저 99년말까지 수입이 전면 개방된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많은 자본재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때문에 만성적으로 무역적자가 크다. 여기에 완제품수입이 겹친다면 무역적자는 그만큼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WTO와 IMF체제는 모든 재화와 자본 그리고 서비스는 물론 지적소유권과 노동력조차도 국제간 이동을 완전 자유화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경제발전을 수출에 의존하고 산업발전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데다 외환위기를 넘기기 위해 IMF지원을 받는 우리다. 무역장벽은 언젠가 우리 스스로도 모두 걷어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산업기반을 지키는 일은 요긴하다. 국내에 우회도 높은 산업이 있어야 고용유지가 가능하다. 시장을 열고도 국내산업을 지키려면 경쟁에서 이기는 길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일제 자동차의 상륙을 겁내기보다 가격과 품질 서비스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하는 업계의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정부 또한 덤핑판매 등 부당한 시장교란행위가 없도록 감시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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