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우리가 바로잡아야할 ３９가지 개혁과제」

전체법관 중 3분의2가 20, 30대. 전체 평균 38세. 법관의 나이가 한없이 어린 나라, 대한민국. 20대초반의 판사에게 재판을 받는 국민. 왠지 불안하다. 이것이 1997년 서울의 한 단면. 희망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는가. 곳곳이 온통 수렁이다. 분단, 부의 편중, 지연되는 민주화, 국적없는 세계화, 규칙없는 경쟁. 참여사회연구소의 소장학자와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고 그 처방을 내놓았다. 「우리가 바로잡아야 할 39가지 개혁과제」(푸른숲). 이 책은 기존의 처방들이 대체로 관념적이었던데 반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다. 도시교통의 개혁과제가 그렇고 주거복지정책의 방향, 법원의 신뢰회복 방안, 변호사와 법률구조, 언론의 민주화, 입시문화 개혁 등이그렇다. 앞서 말한 법관의 연령 역시 우리 사법구조의 취약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 최근의 경제 위기를 접하면서 우리의 「국적없는 세계화」가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되새길 따름이다. 이같은 현실의 저변에는 불합리와 비민주성이 짙게 깔려 있다. 이 책은 그래서 그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결론은 민주개혁과 진취적 시민계층의 확장. 양적으로 성장해온 넓은 의미의 민중 역량을 결집, 조직화함으로써 질적인 도약을 이루자는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가 펴낸 또다른 책 「참여민주주의와 한국사회」(창작과비평사) 역시 같은 맥락. 「내일」을 위한 이 시대 이 땅에서의 모든 논의는 「사회 구성원의 일상적인 의사결정 참여」로 귀결된다.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