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日 아사히신문 나카에 도시타다 상담역

  • 입력 1997년 11월 5일 20시 14분


『한국의 대통령선거전에서는 정당 사이의 정책논쟁이 비교적 적고 정당 자체의 분열이나 합종연횡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군요.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당들이 서로 다른 정책을 내세우며 안정된 형태로 경쟁하는 쪽으로 가야합니다』 동아일보사 김병관(金炳琯)회장의 초청으로 지난달 30일 한국을 방문, 5일 귀국한 일본 아사히신문 나카에 도시타다(中江利忠·68)상담역은 한국의 대선정국에 대한 감상을 이렇게 말했다. 95년 사장에서 물러난 나카에상담역은 선거문화를 그런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는 데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선거라면 국가전체가 안고 있는 장기 중기 단기적 문제들을 언론이 정리해서 유권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에는 그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후보자들에게 묻는 겁니다. 후보자가 애매한 대답을 하면 몇번이라도 되물어 여타 후보와 다른 점이 드러나도록 하고 대답을 않으면 안했다고 보도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정당 사이의 폭로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언론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검찰이나 경찰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언론사 자체의 조사로 사실이 확인된다면 물론 그것은 보도해야겠지요. 그러나 그만한 능력을 가진 언론사가 일본에서도 절반쯤이나 될까요. 누가 폭로했건 부정은 부정이니까 전혀 보도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과잉보도하면 자칫 유권자들을 오도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히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사례별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후보와 정당들이 서로 상대를 헐뜯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후보들에게 다른 후보에 대한 평가를 정식으로 물어보면 어떨지요. 경쟁후보에 대한 평가방식에서 바로 그 후보 본인의 인격이 드러나지 않을까요』 ―일본에서는 자민당이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는데도 정권을 유지하고 야당들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한가지 이유는 정책기능에서 자민당이 강하고 다른 정당들은 약하다는 점입니다. 자민당 정무조사회(정조회)는 정책의 기초가 되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고 평소에 제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야당들은 대체로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어떤 정책을 취하면 좋을지를 신문기자에게 물어보는 일도 있습니다』 77년 이래 10번째 방한(訪韓)해 국내 요인들을 만난 나카에상담역은 12월 대선의 전망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이낙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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