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노장선수들 『짐꾸리는 계절』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30대, 잔치는 끝났다」 시즌이 끝나면서 8개 구단이 선수단 정리에 한창이다. 주 대상은 「세월의 무게」가 버거워보이는 30대 고참들. 그중 가장 주목을 끄는 선수는 유일한 원년 멤버 삼성 이만수(39). 그는 최근 『마흔까지 뛰고 싶지만 내 욕심만 내세울 수는 없다』며 『아껴준 팬들 때문에 망설여왔을 뿐』이라고 은퇴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이만수는 은퇴 뒤 2,3년 정도 해외유학을 원하고 있고 구단측도 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태 「군기반장」 이순철(36)의 발걸음도 큰 관심사. 김응룡 감독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던 이순철은 결국 한국시리즈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근 이순철은 『해태를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혔고 구단도 『몰아냈다』는 인상만 남기지 않는다면 반대할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이순철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LG. 동봉철 최향남 등을 해태에서 데려와 재미를 본 LG는 이순철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의 무게중심으로 자리잡아 주길 바란다. 시즌이 한창일 때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도 많았다. 프로 최초의 1백경기 완투고지를 밟았던 롯데 「황태자」 윤학길(36)은 7월 은퇴했다. 윤학길은 내년초 일본 롯데 마린스로 1년간 코치 유학을 떠날 예정. 「해결사」 한대화(쌍방울)도 9월 은퇴를 확정한 뒤 해외연수 장소를 물색중이며, 박노준(35·쌍방울)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34세 동갑내기 현대 윤덕규와 LG 차동철은 각각 코치수업을 위한 미국연수와 구단 스카우트 발령을 받아 그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편이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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