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벌이 공해 주범이라니…

  • 입력 1997년 10월 3일 19시 57분


국내 30대 그룹이라면 한국을 이끌어가는 기업집단이다. 마땅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사회적 공익의 목표를 또 다른 기업목표로 삼아야 한다. 현대사회의 기업은 국부(국부)의 증대,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 고용기회의 창출과 같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역할 외에도 육영 보건 의료 환경보호 사회복지 지역사회개발 등의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상응한 책임과 노력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30대 그룹 중 아남을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 그룹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른 것은 유감이다. 그것도 상습적으로 환경오염 기준을 넘어선 공장폐수를 쏟아내 하천을 더럽히고 저황유 사용기준을 위반하다 적발됐는가 하면 기준치를 넘어선 분진과 유독가스를 내뿜어 대기를 오염시켜 왔다. 물론 이들 기업은 환경오염기준 위반으로 적발돼 고발되거나 각종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같은 위반과 단속의 악순환이다. 환경오염 방지에 앞장서야 할 대기업들이 환경오염방지를 위한 시설투자를 늘리지 않고 기존의 시설마저 제대로 가동하기를 꺼린다면 우리의 자연과 환경은 보전될 수 없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대신 죽음의 강과 숨막히는 하늘이 경제성장의 대가일 수는 없다. 그것은 생산활동과 환경의 조화라는 차원을 넘어선 것이다. 공장폐수를 쏟아내고 유독성 가스를 마구 뿜어내는 공장을 그대로 놔 둬서는 안된다. 환경보전의 수단으로는 도덕적 권고, 직접규제, 보조금 지급, 과세 등의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간접규제 방식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직접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벌금의 대폭 인상으로 규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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