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의 대재앙,印尼 산불

  • 입력 1997년 9월 28일 20시 25분


아마존유역 열대우림과 함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해온 보르네오 열대우림이 두달째 불타고 있다. 산불로 파괴된 삼림면적이 80만㏊, 이웃 6개국으로 퍼져나간 죽음의 연무(煙霧)로 이미 5명이 숨지고 5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연무로 인한 시계(視界)불량으로 비행기가 추락하고 배가 충돌하는 사고도 잇따랐다. 재앙(災殃)은 얼마나 더 계속될지 알 수 없다는 소식이다.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는 것은 3월 발생한 태평양연안 엘니뇨현상에서 온 가뭄 때문이라고 하지만 직접적인 화인(火因)은 벌목회사와 경작지 개발에 나선 대농원(大農園)회사들의 방화였다고 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자연의 무서운 보복을 불러온 것이다. 피해삼림을 복구하는 데 최소 30년에서 길게는 5백년 정도가 걸리고 삼림화재로 인한 기상변화와 산성비 등 피해는 전망조차 불가능하다고 한다. 지금 아시아지역은 확산되는 연무사태, 엘니뇨현상, 열대성 저기압 사이클론으로 인한 폭우와 태풍으로 금세기 최악의 곡물생산 감소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환경재해에는 국경이 없다는 점을 보르네오 산불은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라고 동남아를 뒤덮고 있는 이들 자연재앙에서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환경재해에 국경이 없듯이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은 전지구적 차원의 협력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후진국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환경보호를 위한 기술 자본 지원과 국제적 환경협약은 더욱 강화되고 다변화돼야 한다. 특히 세계 최대 환경오염국인 중국을 이웃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환경외교가 발등의 불임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각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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