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아 파업은 해결책 못된다

동아일보 입력 1997-09-28 20:25수정 2009-09-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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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단 결정에 반발한 기아(起亞)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고 나서 기아사태는 다시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파업은 얽히고 설킨 기아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아 및 협력업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기아는 물론 완성차업계 생산차질이 심각해지고 국가경제 전반에도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다. 검찰은 불법파업에 강력대처할 방침이어서 파업이 사태를 풀기보다는 더욱 어렵게 할 것임을 노조측은 알아야 한다.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화의(和議)신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법정관리로 몰고 가려는 결정에 기아 근로자들이 반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불법파업이어선 안된다. 부도유예협약 적용 이후 기아의 근로자들이 급여는 물론 퇴직금도 못받고 직장을 잃는 등의 고통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조는 감정을 자제하면서 밤새워 공장을 돌려 생산성을 높이고 자구노력에 동참하는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법원이 기아자동차 등에 대한 재산보전처분을 내림으로써 석달 정도는 금융거래를 지속하면서 수습방안을 협의할 여유가 생겼다. 이 기간 정부와 은행 기아는 회사를 회생시킬 최선의 방책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정부와 기아가 감정싸움을 중단하고 국가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기아문제 해결이 벽에 부닥쳐 장기화하고 금융 및 증권시장이 혼란에 빠져 해외신용도가 다시 추락하도록 정부가 방관한다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올해는 여느해보다 임금이 안정되고 노사관계도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사태가 이런 분위기를 해치는 쪽으로 번져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기아 근로자들의 인내도 필요하지만 정부와 금융단의 과감한 자세변화가 절실하다. 화의제도를 활용한 해법(解法)으로 기아도 살리고 국민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이에 반대만 한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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