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지면 밥맛도 잃어요』…증후군 호소 야구팬 늘어

입력 1997-09-18 20:30수정 2009-09-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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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朴贊浩·24)의 패전 후유증이 심각하다. 직장인 학생들이 무기력증에 빠져드는 것은 물론 박찬호를 이용해 대대적으로 홍보를 계획했던 각 업체들마저 울상이다.

서울이동통신 직원 김경호(金敬鎬·29)씨는 18일 오전 11시반부터 KBS를 통해 생중계된 박찬호 경기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회사를 나섰으나 근처 식당이 모두 만원이어서 다른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을 먹으며 박찬호를 응원했다.

한점 차 박빙의 승부라서 자리를 뜨지 못했던 그는 결국 늦게 사무실로 돌아왔다가 상사에게 질책을 당했다.

박찬호가 승수를 쌓아올릴 때는 자리를 비워도 잘도 눈감아 주던 상사들이 요즘은 괜스레 불황을 들먹이며 꼬투리를 잡는다.

박찬호의 승수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했던 한국이동통신(015) 한국통신프리텔(016) 신세기통신(017) 등 이동통신업체들도 맥이 빠졌다.

박찬호가 16승을 올렸을 때 016을 연계시켜 축하메시지 광고를 일제히 내보내고 박찬호에게 순금 16돈쭝을 선물하려던 한국이동통신프리텔은 이날 박찬호의 패배로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이제 박찬호는 단 두경기에만 나올 수 있기 때문.

지난달 29일 박찬호 부친을 통해 자사의 홍삼제품 3개월치를 미국으로 실어보낸 한국담배인삼공사도 대대적인 제품 전달식 이후 박찬호가 4경기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는 바람에 좌불안석이다.

박찬호 출장 경기를 단독 중계하는 KBS의 심기도 편안치 않다. 최근 월드컵축구 최종예선중계권을 MBC에 빼앗긴데다 그동안 짭짤한 재미를 봤던 박찬호마저 부진하기 때문. MBC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카자흐와 우즈베크를 연파, 2연승을 거둬 한창 우쭐해 있다.

<이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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