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연극제에 관심을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우리 문화계는 올 들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에다 여러 복잡한 사회상황이 맞물리면서 문화계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문화에 관심을 가질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다. 이런 가운데 두가지 국제규모 문화행사가 9월1일 동시에 개막된다. 서울과 과천에서 열리는 「세계연극제 97서울/경기」와 광주의 제2회 광주비엔날레가 그것이다. 올 가을 문화예술 시즌의 막을 여는 이들 행사를 앞두고 문화계에서는 기대나 설렘에 앞서 성공적인 개최를 걱정하는 소리조차 높은 실정이다. 세계 26개국에서 1백13개 단체가 참여하는 세계연극제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극예술협회(ITI)의 서울총회를 계기로 우리 연극인들이 마련한 초대형 국제공인 문화예술축제다. 주최측은 이 아시아 최초의 문화올림픽의 성공으로 한국을 2000년대 아시아권 공연예술의 중심으로 부각시킨다는 계획 아래 토론회 워크숍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그러나 개막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도 시민들은 별 반응이 없다. 자칫 외국 유수의 공연단체들을 불러놓고 썰렁한 관람석을 보여주는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지난 95년 첫행사때 국내 문화행사로는 최대인파인 1백60만명이 다녀갔던 광주비엔날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번은 처음 열리는 비엔날레 행사라 호기심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찾았으나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화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크게 보면 우리나라가 외국에 수출하는 상품 하나하나에도 우리 문화역량이 깃들여 있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 선진국 도약의 관건인 문화역량 강화에는 무엇보다 국민 각자가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이번 행사에 국민들의 폭넓은 호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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