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장세진/대종상영화제 발전 전략

  • 입력 1997년 8월 27일 07시 39분


사상 처음으로 지방에서 개최되는 제35회 대종상영화제 일정과 장소가 9월18일부터 10월4일까지 전북 무주리조트로 잡혔다는 소식이다. 서울에서 개봉된 영화의 절반쯤은 아예 「상륙」조차 되지 않아 사실상 극장관람이 어려운 「원죄」를 지닌 지방 사람들로서야 우선 환영하고 고마워할 일이다.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지방문화의 활성화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일만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 공정성 시비와 삼성문화재단의 지원중단 등 우여곡절을 겪은 데다 새로 후원자로 나선 쌍방울 계열의 ㈜무주리조트에서 「마지못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과거를 털고 새롭게 태어나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 의구심이 앞선다. 대종상영화제는 심사의 공정성 외에도 누적된 문제점을 숱하게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관객과 따로 노는 영화제라는 점이다. 이를 바로잡자면 심사대상 작품은 반드시 개최일 전까지 개봉된 영화라야 한다. 몇몇 심사위원들의 감상으로 우열을 가리는 것은 수용자인 관객에 대한 우롱임과 동시에 스스로 애써 관객들로부터 멀어지려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심사경위와 채점표 공개 등 백서발간이 필수적이다. 작품성 흥행여부 등 세부적으로 항목을 설정하되 특히 최우수작품상의 경우 각 심사위원의 평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엽서나 PC통신 등을 통해 관객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영화평론가들에게 설문지를 돌리는 등 시비를 차단할 객관성 확보가 요구된다. 다음은 홍보문제다. 과감한 공격적 홍보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영화인의 잔치가 아니라 국민적 축제로 승화시킨다는 점과도 관계된다. 예를 들어 94년 4월 국립중앙극장 행사 때도 영화인과 그 가족들만 시상식장을 가득 메워 「관객과 함께 하는 대종상영화제」 구호를 무색케 했다. 서울은 물론 개최장소인 무주와 가까운 전주 대전 대구 등지의 잠재관객층이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 요컨대 관객에게 침투되는 영화제여야 한다는 뜻이다. 긴 「여름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한국영화의 위기를 생각해보면 한국영화인협회 주최의 대종상영화제가 1회용 행사로 끝나거나 영화인들만의 잔치로 치러져서는 안된다. 관객에게 침투되는 영화제라야 우리 영화를 살릴 수 있다. 장세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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