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도로원표 이전계기 전국 표지판 재정비토록

  • 입력 1997년 8월 1일 19시 51분


▼도로원표(道路元標)는 도로 부속물의 하나로 도로의 기점(起點)과 종점(終點) 또는 경과지(經過地)를 표시한다. 도로법을 보면 서울특별시를 비롯하여 각 시 군에 1개씩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 세종로 교보빌딩앞 조선 고종황제 칭경비각내에 있는 것은 서울특별시의 도로원표다. 현재 46개 일반국도와 지방도로가 이를 기준으로 거리산정을 하고 있다 ▼이 도로원표는 당초 일제(日帝)치하인 1914년 세종로 네거리 중앙에 놓였다. 그후 도로확장 등으로 차량통행에 장애가 되자 1930년대에 동북쪽으로 70m가량 떨어진 현재 위치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6.25전쟁때의 총탄자국 등으로 훼손된데다 외국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의 눈에도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자리잡고 있어 거의 방치되다시피 해왔다 ▼게다가 이 도로원표는 고속도로시대가 열린 후 기점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의 기점들이 각각 다르게 정해졌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의 기점이 한남대교 강남쪽 마지막 교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호남고속도로는 회덕, 영동고속도로는 신갈, 구마고속도로는 금호인터체인지 등이 각각 기점이다. 또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신설도로에서도 도로원표는 제 구실을 못한다 ▼서울시가 1일 새 도로원표 설치공사에 들어갔다. 교보빌딩앞 도로원표는 철거해서 박물관에 보존하고 새 도로원표 조형물을 광화문 쌈지공원에 세운다는 것이다. 새 도로원표에서 일제잔재를 없애고 만국 공통인 ㎞로 국내 주요 도시까지의 거리를 표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 기회에 도로원표뿐만 아니라 도로에 관련된 모든 표지 등 부속물이 제대로 정비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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