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북 우편교환,이산가족 왕래로 이어지길…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남북한간 서신왕래는 6.25 직전까지 계속되었다. 온갖 사연과 애환이 담긴 누런 봉투에 남북한 우체국 소인이 나란히 찍혀 배달되곤 했다. 하지만 당시 남북간에는 서신왕래가 별로 많지 않았던 모양이다. 『편지요』하는 집배원의 외침에 맨발로 뛰어나가 반겼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흔히 듣는다. 요즈음에도 육필편지는 어느 곳에서든 가장 정겨운 통신 방법중 하나다 ▼남북간 서신왕래가 다시 이어진 것은 89년이다. 남북 교류협력지침에 따라 이산가족들이 승인을 받아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는 제삼국을 통한 것이어서 직접적인 왕래와는 감이 다르다. 이런 형식으로 북쪽 친인척과 우편교환을 한 사람은 지난 6월까지 3천6백여명에 이른다. 이중 남한에 살고 있는 한 실향민은 주로 미국을 통해 북녘 어머니와 1천여통의 편지를 주고받아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남북간 우편교환이 내일부터 격을 달리해 개시된다. 북한 신포지역에 경수로부지 건설이 시작됨에 따라 남쪽과 신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 우편물을 교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항공편으로 북경을 거치는 제삼국 통과방식이긴 하지만 남쪽 사람들은 전국 어느 우체국에서든 일본으로 가는 요금인 4백20원짜리 우표만 붙이면 신포특구의 한국인들과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남북 직항해로 개설에 이은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다 ▼남북한의 인적 물적 교류는 한해 6백만명이 왕래하고 1억통이 넘는 서신을 교환한 통일 전 동서독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것이다. 하지만 동서독의 교류가 활발해진 것이 72년 양독(兩獨)기본조약이 체결된 후였고 그후 20년쯤 지나서야 통일이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남북간 「제한적」 우편교환이 이산가족 왕래로까지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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