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千만대시대(上)]교통량『前進』교통문화『後進』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10분


자동차가 사람들의 생활을 편하게 해준 만큼 교통사고에 따른 엄청난 인명의 희생이 뒤따랐다. 경찰이 교통사고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0년. 당시 자동차는 12만8천2백98대였고 3만7천2백4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3천69명이 숨졌다. 지난해 자동차 등록대수가 9백55만3천92대이니 26년만에 75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 기간에 교통사고 사망자는 4.1배 늘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지난 88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1천5백63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대를 넘어섰고 전년도에 비해 60%나 늘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91년에 사상 최고(1만3천4백29명)를 기록한 뒤 조금씩 줄어들었다가 지난 95년부터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1만2천6백53명이었다. 자동차의 급증과 함께 교통사고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외국도 마찬가지. 일본의 경우 1천만대 시대가 열린 지난 67년 1만3천6백18명이 교통사고로 숨져 차량 1만대당 6.7명을 기록했다. 일본정부는 이를 계기로 사고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여 지난해 차량 1만대당 사망자가 1.5명으로 줄었다. 우리의 교통문화가 후진국이라는 점은 전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보행자라는 사실에서 잘 나타난다. 특히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신호와 제한속도 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운전 등 가장 기본적인 법규를 지키지 않아 일어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무단횡단을 밥먹듯 하는 보행자의 질서의식도 이를 더욱 부추긴다. 올들어 5개월동안 교통법규 위반으로 범칙금을 낸 운전자와 보행자는 하루 평균 4만3천6백92명으로 1분에 31명 꼴로 경찰단속에 걸렸다는 이야기다. 〈송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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