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붕괴 시나리오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41분


북한 붕괴론이 최근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주한 미군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26일 한 대학 초청연설에서 북한은 붕괴 7단계중 중앙통제력이 약화되어 지역별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3단계까지 와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북한의 붕괴를 가장 가능성있는 중단기 시나리오로 분석했고 미국 국방부도 북한의 붕괴에 대비한 대규모 국제구호활동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외신보도다. 이같은 분석들은 북한이 식량을 비롯한 경제사정의 악화로 이제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다. 북한체제의 붕괴는 더 이상 가능성의 범주에서만 다룰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현실문제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한 북한 주민들이 언제 국경까지 무너뜨리는 대량 탈출을 감행할지 모르는 게 오늘의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은 북한의 모험주의적 무력도발이다. 金正日(김정일)정권이 붕괴직전까지 가면 최후수단으로 남침을 감행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지금까지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주한미군 고위관계자도 북한이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면전쟁 도발은 아니더라도 제한된 기습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도의 경계태세유지를 강조했다. 마침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뉴욕정상회담에서 북한정세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도발이든 식량위기든 주변국들의 공동대처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관심과 함께 체제붕괴에 대비한 준비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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