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진통/현장의 사람들]조흥銀대책반 정창현대리

  • 입력 1997년 6월 26일 19시 48분


조흥은행 금융개혁대책반의 鄭昶炫(정창현·34)대리는 출근하자마자 담배부터 꺼내 문다. 사무실 안에서는 금연이지만 「특별 스트레스」 때문에 그의 작업공간만은 흡연이 허용된다. 금융개혁이 시작되기 전보다 흡연량이 세배로 늘었다. 4, 5월에는 일주일에 두번꼴로 인천에 있는 집까지 「총알택시」를 타고 퇴근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물론 반납했다. 금융개혁작업이 시작된 이후 그는 금융개혁의 방향과 그것이 은행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주요내용에 대해서는 제도도입 이전에 실무 준비작업을 모두 마치느라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왔다. 지난달 조흥은행에서 처음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다 상대 보험사의 약속 번복으로 하루사이에 2백40억원의 세금을 낼 위기에 몰렸던 기억은 지금도 아찔하다. 후순위채 발행은 금융개혁 흐름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됨에 따라 추진됐고 문외한인 그가 임무를 맡았던 것. 이런 스트레스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금융개혁에 대한 기대. 하지만 최근 전모를 드러낸 정부 금융개혁안의 평점은 아무리 후하게 쳐도 C학점. 『금융시장개방에 대비해 은행의 자생력을 키우기에는 규제완화가 너무 미흡합니다. 인수합병을 통해 금융기관을 대형화하겠다는 논의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은행과 다른 기관간의 업무영역 구분 허물기도 업계 반발 탓에 그렁저렁 끝났고요』 금융개혁작업은 뒤뚱거리지만 시중은행의 준비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중이다. 그는 지금 예치금액 중심으로 돼있던 고객기여도를 손익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달 기획 여신 자금운용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할 「금융환경 적응 도상훈련」 준비작업도 그에게 맡겨져 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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