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한 日비평가 가라타니 고진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일본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비평가 가라타니 고진(柄谷行人·56)이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최한 「세계작가와의 대화」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가라타니는 80년작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으로 일본 비평계의 총아로 떠오른 인물. 이 책은 70년대 이후 일본문단에 「내면을 향한 문학」이 풍미하자 이런 현상을 「60년대 일본의 급진적인 정치운동이 좌절한 데 따른 보수주의의 대두」로 분석함으로써 일본문화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은 국내에서도 최근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70년대 후반부터 김지하 윤흥길씨 등의 작품을 읽었다』는 가라타니는 한일작가회의참여 등으로 한국문학의 지형에 비교적 밝은 편. 그는 「한국의 무라카미 하루키붐」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하루키는 자신의 소설에서 60년을 「죽은 해」라고 썼습니다. 그러나 60년은 한국에서는 4.19, 일본에서는 안보투쟁으로 사회가 들끓던 해였습니다. 그때를 아무것도 없었던 해로 치부하는 것은 의도적인 정치적 무관심입니다. 한국에서 하루키가 열렬히 읽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봐요』 그는 『문학이란 인간의 정신해방을 추구하는 작업』이라며 『90년대 일본문학은 오락의 차원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문학본연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오히려 한국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최하는 가라타니의 강연회는 26일 오후4시반 서울 출판문화회관 4층강당에서 열린다. 주제는 「미와 지배」.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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