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환경운동 앞장 분당 「맹성산악회」

  • 입력 1997년 6월 24일 08시 10분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맹성산악회는 그저 등산만 하는 모임이 아니다. 등산로를 청소하고 곳곳에 길안내 리본을 단다. 끊긴 등산로를 잇고 에코브리지(Eco―Bridge·동물들이 다니도록 만든 다리)건설 주장 등 환경운동에도 관심을 쏟는다. 지난 95년 8월 3명으로 시작한 맹성산악회는 회원수가 2백명을 넘어설 만큼 성장했다. 회원들의 직업과 연령이 다양한 것은 물론이다. 분당신도시 율동 「맹산」 정상에서 출발, 「남한산성」 남문에 이르는 4시간반의 등산로를 개척한 것을 기념, 산악회 이름을 「맹성」으로 지었다. 원래 나무꾼들이 다녔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등산로는 길이 희미하게 나 있긴 하나 갈래길이 많고 정비가 안돼 있어 등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산악회가 수차례의 답사를 거친 뒤 등산로 곳곳에 흰색 리본을 달아놓자 등산객수가 불어나 요즘은 주말에 3백∼4백명의 주민들이 찾는다. 맹성산악회의 최대 현안은 끊어진 등산로를 잇는 것. 구미동 불곡산과 남한산성 남문 사이 등산로 중 세군데가 도로신설로 끊어져 등산객들은 고속주행하는 차를 피해 「무단횡단」을 해야 하는 처지다. 그래도 사람은 나은 편. 산토끼 다람쥐 등 산짐승들은 차가 무서워 건너지 못하거나 무리해서 건너다 비명횡사(非命橫死)하는 일이 잦다. 맹성산악회는 지난 3월 성남시에 『생태계 보존과 등산객 안전을 위해 태재고개 등 3곳에 사람은 위로 다니고 동물은 아래로 다니는 2중 에코브리지를 설치해달라』고 건의했다.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성남시가 최근 『긍정적으로 검토해 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회신을 보냈다. 이 산악회 朴商浩(박상호·57)회장은 『사람들이 등산을 통해 순수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산의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0342―705―0592 〈분당〓성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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