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근로자의 날 서울 장충공원에서는 집회 참여자와 시위진압 대원들간에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당시 현장에서 시위진압을 지휘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집회에 동참했던 다수의 학생들은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진압경찰을 공략했다.
경찰을 둘러싼 시위대는 보도블록을 깨뜨려 마구잡이로 던지기 시작했고 몇몇 진압대원이 돌에 맞아 피를 흘리고 한 대원은 쓰러져 꼼짝 못하고 있었다. 쓰러진 대원을 구하기 위해 다른 대원이 접근하려 하자 학생들은 일제히 화염병과 돌을 퍼부었다. 부상한 대원은 계속 비명을 지르는데도 접근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때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던 한 시민이 비오듯 쏟아지는 돌멩이 세례를 무릅쓰고 뛰어들어가 쓰러진 대원을 들쳐업고 나왔다.
그분은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으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전경 의경도 내 자식이나 다를 바 없는데 피 흘리는 걸 구경만 해서 되겠느냐. 무고한 전경들이 왜 이렇게 폭행을 당해야 하는지 가슴 아프다』고 했다.
시위현장에서는 으레 일반 시민이 학생이나 시위대의 편을 들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전경을 구해주고 진압대원의 고충을 이해해 준 시민이 있으니 참으로 고마울 뿐이다. 지면을 통해 감사드리며 시민들도 우리 전경 의경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동민(서울 은평경찰서 경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