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원년 결산]『겨울스포츠 꽃』 새 지평

  • 입력 1997년 5월 2일 20시 07분


부산 기아엔터프라이즈를 초대챔피언으로 탄생시키며 대장정을 마감한 국내프로농구는 그간 아마추어에서 볼 수 없었던 현란한 묘기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겨울철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일 끝난 원년 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 27경기를 포함, 모두 1백12경기에 40만명이 넘는 관중을 끌어모아 외형상 성공적이라는 평가. 게임당 평균 3천5백82명이 코트를 찾았고 입장수입만 24억원을 돌파했다. 관중동원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과감한 제도변화. 10분 4쿼터제를 도입하고 대인방어를 의무화하는 한편 공격제한시간을 줄여 스피디한 플레이를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팀당 2명의 외국용병이 뛸 수 있는 기회를 열어 본토 농구의 진수를 재현한 것이 붐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탄력과 높이에 기초한 고공농구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영향으로 눈이 높아진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던 것. 그러나 「용병들의 잔치」로 표현될 만큼 팀마다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그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용병들의 독주속에 「토종」들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최고스타로 군림해온 허재(기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한 반면 강동희(기아) 정인교(나래) 전희철(동양) 등이 그 자리를 메웠다. 원년 최고의 이변은 역시 나래의 돌풍. 해체된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선수들을 모아 창단한 나래는 최약체라는 당초의 예상을 깨고 불굴의 투혼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 『플레이오프 경기방식 개선해야 ▼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흐름을 끊거나 명백히 잘못된 판정이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입장수입에 연연한 나머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 결정전까지를 모두 7전4선승제의 장기레이스로 치러 선수와 팬 모두를 지치게 한 점은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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