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이철수씨 『유원인수 청와대개입』시사

  • 입력 1997년 4월 9일 18시 45분


청문회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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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韓寶국정조사특위는 9일 서울구치소에서 한보철강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李喆洙(이철수)前행장을 상대로 사흘째 청문회를 실시, 재임중 8천4백여억원을 한보철강에 대출해준 경위 및 대출과정에서의 외압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李 前행장은 『지난 94년 외화대출을 취급할 당시 한보철강의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을 알았으나 사업전망이 좋다고 판단, 대출을 하게 됐으며 대출외압은 없었다』고 「외압설」을 부인했다. 李 前행장은 그러나 洪仁吉(홍인길) 前청와대총무수석으로부터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 외압이 있었음을 간접 시인하는 한편 한보철강이 유원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혀 청와대 일부 비서진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李 前행장은 『유원건설 인수과정에서 당시 朴錫台(박석태)상무가 청와대에 2∼3번 가 尹鎭植(윤진식)경제담당비서관에게 인수내용을 설명했다』면서 『96년 4월에는 한보의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보고서를 재경원과 청와대에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식업무는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지만 중요한 사항은 청와대에 직접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李 前행장은 「尹비서관과 자주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인 업무관계로 했지, 한보대출 관계로 직접 전화한 일은 없다』고 말하고 『대출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이나 협의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李 前행장은 이어 『행장 재직시 洪수석을 6∼7차례 만났다』면서 『정태수한보총회장이 盧泰愚(노태우)씨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인 지난 95년 12월께 당시 洪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유원건설 인수자금 대출여부를 물은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洪수석이 상황을 물어보기에 상황을 설명한 것일 뿐 외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李 前행장은 또 당시 朴在潤(박재윤)경제수석 洪在馨(홍재형)재경원장관 金賢哲(김현철)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은 없었으며,『은행감독원으로부터 사후관리를 잘하라는 지적을 받기는 했지만 대출을 삼가라는 경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金景梓(김경재)의원(국민회의)은 『제일은행 뉴욕지점이 金爀珪(김혁규)경남지사의 이종 4촌동생인 재미교포 李又成씨에게 1백억원을 특혜대출해 주었다』면서 金賢哲(김현철)씨 측근인 朴泰重(박태중)씨의 (주)심우가 이 특혜대출에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金의원은 또 지난 92년말부터 95년까지 朴만규씨가 대표로 있는 TPC에 대한 국내외 여신이 6백억원에 달했으나, 1백20억원만 회수되고 4백76억원은 실종됐다며 『이것도 (주)심우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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