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빌 게이츠-이찬진,SW-비즈니스 『천재』

  • 입력 1997년 4월 9일 09시 51분


빌게이츠(左)­이찬진
빌게이츠(左)­이찬진
빌 게이츠와 이찬진. 두 사람 다 정보화 시대의 영웅이자 소프트웨어의 천재다.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들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창안하는 천재성보다는 오히려 비즈니스 감각이 탁월한 경영자라고 말한다. 빌 게이츠(42). 도스와 윈도의 PC용 운영체제(OS)로 세계 소프트웨어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절대 군주. 그렇지만 도스와 윈도를 그가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성장의 디딤돌인 도스는 사실 다른 회사가 개발해 놓은 소프트웨어였다. 80년대초 MS사가 중소기업이던 시절 IBM은 새로 선보일 16비트형 PC에 쓰일 운영체제를 결정하는데 고심했다. 당시 운영체제로는 디지털 리서치사가 만든 「CP/M」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IBM은 당연히 이 운영체제를 새 컴퓨터에 쓰려고 했으나 디지털 리서치사가 값을 너무 높게 불렀다. 약이 바짝 오른 IBM은 협력사였던 빌 게이츠를 불렀다. PC가 큰 물건이 될 것임을 직감적으로 느낀 빌 게이츠는 재빨리 시애틀 컴퓨터사가 개발한 「7386―DOS」(최초의 도스)를 사들였다. 프로그램의 사용권과 원 설계도(소스)를 넘겨받는데 든 돈은 고작 5만달러. 이어 IBM과 PC운영체제 공급계약을 하면서 빌게이츠는 그해 무려 1백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한글」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하나로 일약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32)사장. 「한국의 빌 게이츠」 「소프트웨어의 천재」라는 닉네임이 늘 붙어다닌다.하지만 그도 「한글」 개발의 아이디어나 방향은 잡았지만 실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는 참여하지 않았다. 「한글」 개발의 주역은 그의 서울대 후배인 김형집씨(나모인터랙티브 사장)와 우원식씨(정부출연연구소 제어계측분야 연구원)다. 이 둘이 「한글」의 창시자였다면 이찬진씨는 「한글」을 상품으로 세상에 내보내고 회사를 설립한 창업 기업가인 셈이다.이사장은 사원들에게 종종 『나는 타고난 장사꾼』이라고 말한다. 스스로도 개발자보다는 비즈니스맨으로 불리길 원한다. 그의 경영능력은 서울대를 졸업한 89년 방위병 입대를 막 앞두고 용산 러브리 컴퓨터를 찾아가면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그는 당시 아무도 「소프트웨어를 돈받고 판다」고 생각지 못했던 시절 소프트웨어의 상업화에 착안해 러브리 컴퓨터에 「한글 1.0」의 위탁판매를 설득했다.그는 거기서 번 돈으로 방위병 말년이었던 이듬해 10월 자본금 5천만원의 주식회사 한글과컴퓨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3년만에 연 매출액 1백억원을 넘는 회사로 키워냈다. 〈김종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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